지난해 사망사고로 박영민 영풍 대표·배상윤 제련소장 구속됐다 풀려나기도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승자와 패자가 갈릴 운명의 날이 한달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내년 1월 23일 임시주총을 앞두고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과 영풍·MBK 파트너스간 공방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어느 쪽이 기업가치를 우선하는가 하는 근본적 질문이 필요한 시점이다. 양측의 대결양상은 지분경쟁에서 시작해 경영능력 및 적법성 영역까지 확대되고 있다. 본지는 이에 최근 그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중심으로 양사의 기업적 가치를 조망해보고자 한다. ESG 측면에서 본 양사 지배구조를 신호탄으로 환경, 사회, 재무 등 총 4회에 걸쳐 부문별로 짚어본다. [편집자주]

[인더스트리뉴스 홍윤기 기자] 영풍은 지난해 12월 비소 중독 근로자 사망사고와 관련해 박영민 대표이사, 배상윤 제련소장이 구속되는 초유의 사태를 겪었다. 고려아연과 영풍의 지난해 산업재해 발생건수는 근로자 수가 훨씬 더 많은 고려아연 측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근로자 100인 당, 근로시간당 사고발생 건수를 환산하면 영풍 측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고려아연에 따르면 지난해 고려아연 및 자회사·협력사에서 발생한 산업재해건수는 총 26건을 기록했다. 이는 2021년(35건), 2022년(36건)에 비해 산업재해가 큰 폭으로 줄어들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원하청 통합 재해율(임금근로자 100인당 재해자 수)로 보면 지난 2021년 0.70에서, 2022년 0.64로 2년 연속 감소추세를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재해율은 임금근로자 100인당 재해 피해자 수를 나타낸다. 회사마다 근로자 수가 다르다는 점을 고려해 100인기준으로 산출하는 재해발생빈도 지표다.
여기에 근로시간을 고려한 통합 총 기록재해율도 2021년 2.77%, 2022년 2.56%, 2023년 2.04%로 낮아졌다. 기록재해율은 근로 100만시간 당 사고 발생빈도를 의미한다.
고려아연은 지난 2021년부터 안전관련 지출을 대폭 늘려나가고 있다.
2021년 고려아연 안전보건예산은 1441억원으로 2020년(1438억원)대비 불과 3억원이 증가하는데 그쳤으나 2022년 1848억원에 이어 2023년 2453억원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했다.
1인당 평균 안전보건 교육 시간도 지난해 39.4 시간으로 전년(43.2시간)보다는 줄었으나, 2021년 32시간 보다는 훨씬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영풍의 경우 각종 사고발생빈도 관련 지표에서 고려아연에 크게 뒤처지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영풍에서는 2021년 6건, 2022년 6건, 2023년 11건의 산업재해가 발생했다.
협력사까지 합산한 재해건수는 2021년 10건, 2022년 13건, 2023년 23건으로 영풍과 협력사 모두 2년 연속 사고발생 건수가 증가했다.
절대적인 사고 건수는 고려아연이 더 많지만 사업장 크기를 감안하면 빈도는 영풍이 더 높다는 것이다.
영풍의 재해율은 3년 연속 1%로 고려아연 보다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기록 재해율로 비교하면 영풍의 사고발생 빈도가 고려아연 보다 높다는 사실이 명확하게 드러난다. 앞서 고려아연의 기록재해율이 2%를 유지했던 반면 영풍은 2021년 3%, 2022년 5%, 2023년 7%로 계속 늘어나는 추세라는 점도 주목할만 하다. 고려아연과 비교하면 3배 이상 차이가 나는 셈이다.
특히 지난해 12월 발생한 영풍 석포제련소 근로자 비소 중독 사고는 특히 사회적 이슈가 되기도 했다. 이번 사고를 당시 1명이 사망하고, 이후 9개월간 중독으로 인해 총 3명이나 더 숨지는 대형사고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딩시 사고로 박영민 영풍대표이사, 배상윤 석포제련소장이 구속 기소된 다 있다. 박영민 대표이사는 대재해처벌법 위반, 배 제련소장은화학물질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영민 대표이사의 경우 지난 2021년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수사단계에서 구속된 두 번째 사례라는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첫 번째 사례는 박 대표 구속 전날 구속된 이차전지 업체 아리셀의 박순관 대표다.
박영민 대표이사와 배상윤 석포제련소장은 이달 초 대구지법이 보석을 인용하면서 풀려난 바 있다.
영풍 석포제련소가 반복적인 사망사고와 산업 재해로 논란에 휩싸이자 지난 5월에는 고용노동부 대구청이 산업안전 감독에 착수하기도 했다.
영풍은 지난 1997년부터 올해까지 산업재해로 13명이 숨졌다. 영풍은 그간 공식적인 사과문이나 재발 방지 대책 발표 대신 '안전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만 되풀이 하곤 했다.
이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영풍은 올해 초 안전 보건 관리 예산을 지난해 103억원에서 올해 138억원으로 늘리고 안전관리팀으로 이뤄진 ‘생명지킴이’ 등을 가동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