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삼부토건 주가 조작 의혹 조사… 부정거래 가능성 검토
  • 이주엽 기자
  • 승인 2025.03.12 11: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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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조사 결과 MOU 체결 이후 1년이 넘도록 실질적인 사업이 진행되지 않아
삼부토건 주가 급등으로 대주주와 이해관계자 110억 원대 차익 실현한 것으로 확인
금감원, 조사 신속히 마무리한 뒤 검찰 이첩 여부를 결정할 방침 … 강제수사도 가능
금융감독원이 올해 첫 보험업계 정기검사 대상으로 한화생명과 현대해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쟜다.
금융감독원이 우크라이나 재건 테마주로 주목받은 뒤 주가조작 의혹이 제기된 삼부토건과 관련, 대주주 등 이해관계자가 낸 100억원대 차익이 어디로 흘러갔는지 자금을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 사진=김은경

[인더스트리뉴스 이주엽 기자] 금융감독원이 삼부토건의 주가 조작 의혹과 관련해 부정거래 가능성을 면밀히 조사 중이다. 부정거래는 시세 조종, 미공개정보 이용과 함께 자본시장법이 금지하는 3대 불공정거래 행위 중 하나다.

삼부토건 주가는 지난해 우크라이나 재건사업과 관련한 양해각서(MOU) 체결 발표 이후 급등했다. 그러나 해당 사업이 실질적으로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금융당국은 이 MOU가 주가 부양을 위한 수단이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

MOU 이후 주가 5배 상승… 실질적 사업 진행 없어

삼부토건은 2023년 5월23일 폴란드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글로벌 재건 포럼에서 우크라이나 북동부 도시 코노토프(Konotop)와 재건 사업 관련 포괄적 MOU를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후 삼부토건은 이른바 ‘우크라이나 재건주’로 분류되며 1000원대였던 주가가 두 달 만에 5500원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금융당국 조사 결과 MOU 체결 이후 1년이 넘도록 실질적인 사업이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3분기 분기보고서에서 삼부토건은 “현재 진행 중인 해외 사업이 없으며 현지 법인은 청산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해외사업부문 매출은 2023년 1~3분기 동안 ‘0원’을 기록했다.

부정거래 판단 근거는

금융당국은 MOU 체결이 주가 부양을 위한 의도적인 행위였는지를 판단하기 위해 조사에 착수했다. 부정거래로 인정되려면 ▲부정한 수단·계획·기교를 사용한 거래 ▲중요 사항에 대한 허위 기재 ▲거짓 시세 이용 ▲시세 변동 목적의 풍문 유포 등이 입증돼야 한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 외부적 요인으로 인해 사업이 진행되지 못한 것인지 애초에 사업 추진 의지와 능력이 없었던 것인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만약 사업 추진 의지와 능력이 부족했던 것으로 결론이 날 경우, 금융당국은 사건을 검찰에 이첩할 방침이다.

정치권과 연루 의혹도 제기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의혹이 외교·국방 정책과 연관돼 있다는 입장이다.

삼부토건이 MOU를 발표한 우크라이나 포럼에서는 당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축사를 했다. 또한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가 MOU 발표 직전인 2023년 5월14일 해병대 출신 지인들과의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서 “삼부 내일 체크하고”라는 메시지를 남긴 사실이 확인됐다. 이 전 대표는 김건희 여사의 계좌 관리인이자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인물이다.

이 전 대표가 메시지를 보낸 이틀 뒤 김 여사는 한국을 방문한 우크라이나 대통령 부인을 만났고, 그다음 날 추경호 당시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우크라이나에 자금을 지원하는 방안에 가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가 급등으로 110억원대 차익 발생… 200여 개 계좌 조사

금감원은 삼부토건 주가 급등으로 대주주와 이해관계자가 110억 원의 차익을 실현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 전 대표가 연루돼 있다는 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금융당국은 부정거래가 의심되는 기간 동안 삼부토건으로 이익을 실현한 200여 개 계좌를 조사 중이다. 이를 통해 차익이 이 전 대표에게 흘러갔는지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다.

금감원은 조사를 신속히 마무리한 뒤, 검찰 이첩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검찰로 사건이 넘어갈 경우 압수수색과 휴대폰 포렌식 등 강제 수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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