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더스트리뉴스 한원석 기자]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제치고 국내 주식부자 1위 자리에 올랐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소장 오일선)는 6일 종가 기준 조정호 회장의 주식가치가 12조4334억원으로 국내에서 가장 높게 평가됐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메리츠금융지주 주식 9774만7034주를 보유하고 있어 이날 메리츠금융 보통주 종가인 12만7200원을 곱하면 이같은 주식 평가액이 산출된다. 이는 2위로 밀려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주식가치 12조1666억원보다 2.2% 많은 금액이다.
조 회장이 국내 최고 주식부자에 등극한 이유는 이 회장이 보유한 핵심 주식 종목들이 다소 고전을 면치 못하는 사이 메리츠금융지주 주가가 파죽지세로 약진했기 때문이라고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평가했다.
작년 1월 초만 해도 조정호 회장이 보유한 주식가치는 5조7475억원 수준으로 이재용 회장의 절반에도 훨씬 못미치는 수준이었다. 같은 시기 이재용 회장의 주식평가액은 14조8673억원 정도로, 두 사람의 주식재산 격차는 100대 38.7로 두 배 이상 벌어졌다.
하지만 조 회장의 주식재산은 작년 1월 23일 처음으로 6조원대에 올라섰고, 같은 해 2월 2일에는 7조원대, 2월 23일에는 8조원대로 진입했다. 이어 작년 8월 20일에는 9조원대, 10월 14일에는 주식재산 ‘10조 클럽’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올해 들어 2월 4일에는 11조452억원으로 11조원대에 들어섰고, 같은 달 20일에는 12조228억원으로 12조원대로 불어났다. 결국 이달 6일 100대 102.2로 역전에 성공했다.

조정호 회장이 주식부자 1위에 올라서면서 메리츠금융지주 시가총액(시총) 순위도 작년 1월 초 34위에서 이날 10위권대인 15위로 수직상승했다. 같은 기간 시총 외형도 11조9582억원에서 24조2595억원으로 두 배 이상 몸집이 불어났다.
이재용 회장이 보유한 주식종목 중 비교적 주식평가액이 높은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물산의 주가 하락이 원인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0일 주당 5만8400원에서 이달 6일 5만4300원으로 7% 하락했다. 삼성생명도 9만5500원에서 8만5400원으로 10.6%나 내려앉았다. 삼성물산 역시 13만2700원에서 12만2300원으로 7.8% 떨어졌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메리츠금융의 약진과 함께 삼성전자·삼성생명·삼성물산 주식종목의 주식 가치가 부진한 것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면서 “이를 계기로 이재용 회장은 다시 한번 주주가치 제고와 삼성의 위상을 끌어올려야 하는 숙제가 주어졌고, 조정호 회장은 메리츠금융의 주가를 더 상승시킬 만한 동력을 지속적으로 찾는 것이 중요해졌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