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을 용산에 그대로 두거나 청와대 원상복귀가 아닌 제3의 안으로 세종시 추진
세종시 이전 가시화하면 충청 표심 들썩....'노무현 실패한 정책 이재명이 완성' 명분도

[인더스트리뉴스 성기노 기자]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정치 보폭이 커지고 있다. 이 대표는 6일 부산을 방문, 북극항로 개척을 위한 현장 의견을 청취한다. 탄핵 인용시 조기 대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 이 대표가 민주당 약세지역인 PK 표심 공략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또한 이 대표는 당 관계자들에게 대통령실의 세종시 이전이 가능한지를 검토해보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도의 세종시 이전은 충청지역 개발과 발전에 상당히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그동안 충청 지역이 중요 선거의 승패를 좌우하는 '스윙보터' 역할을 해왔다는 점에서 조기 대선을 앞두고 '충청 표심'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 대표는 지난주 금요일 비공개 회의에서 대통령실의 세종시 이전에 대해 관련 지역구 의원에게 현황 파악을 당부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이 대표는 대통령 집무실 이전과 관련해 과거 노무현 정부가 추진했던 행정수도 이전 계획 이후 민주당이 수립, 추진했던 로드맵을 전체적으로 정리해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대표는 대통령실을 용산에 그대로 두거나 일반인들에게 공개한 청와대로 복귀시키는 것이 아닌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안을 적극 구상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그렇게 될 경우 제 3의 안으로 세종시 전격 이전이 가장 유력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이 대표의 대통령실 세종시 이전 검토 지시는 세 가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정책이 될 가능성이 있다. 먼저 수도권 집중 현상을 해소하고 국가 균형 발전을 구체적으로 실행한다는 점에서 명분과 실리가 조화된 정책이라는 호평을 받을 수 있다.
이밖에 이재명 대표에 대한 호감도도 급상승할 수 있다. 충청이 그동안 수도권의 '변방 지역'으로만 머물면서 다른 시도보다 발전이 더 지체돼 왔다는 평가도 있기 때문에 세종시 수도 이전이 가시화될 경우 충청지역민들의 이재명 대표에 대한 신뢰와 평가가 높아질 수 있다.

세번째는 이 대표가 '노무현 향수'를 되살릴 수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사후 출간된 자서전 ‘운명이다’에서 행정수도 이전 공약을 내건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나는 원외 정치인 시절 지방자치실무연구소를 하면서 이 문제를 공부했다. 서울과 수도권이 돈과 자원과 인재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는 상황이 계속되면 … 서울은 서울대로 인구 과밀화, 환경 악화, 부동산 가격 폭등 때문에 경쟁력을 가지기 어렵고, 지방은 지방대로 발전 동력을 상실하고 말라죽을 것이란 우려엔 충분한 근거가 있었다. (대선 공약으로 발표하려 하자) 민주당 선대위 회의에서 반대하는 사람이 훨씬 많았다. 서울과 수도권 표를 잃을 위험이 높아서 선거에 불리하다는 이유였다. 후보인 내가 고집을 부렸다. 대선은 승패도 중요하지만, 국가 발전에 꼭 필요한 의제를 국민에게 제출하는 기회라고 설득했다.”
노 전 대통령의 충청지역 신행정수도 건설은 2004년 헌법재판소에서 위헌판결이 나면서 물거품이 됐지만 행정기관 등은 이전을 하면서 지금의 세종시 탄생 밑거름이 됐다. 노 전 대통령이 20여년 전에 주장한 수도권 과밀화와 지방 균형 발전 지체는 지금의 시각에서 봐도 여전히 풀지 못한 숙제로 남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재명 대표가 민주당의 정통성과 정책의 연속성을 위해 '행정수도 재건' 공약을 실현할 경우 자신의 정치적 위상도 '노무현 향수'와 함께 더 올라갈 수 있다. 특히 민주당의 '적자'가 아닌 비주류로 출발한 이 대표로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접점'과 '인연'이 진보진영 내 정통성 확보 차원에서도 중요한 명제일 수 있다.
이런 여러가지 효과 때문에 이재명 대표는 대통령실의 세종시 이전을 조기 대선을 관통하는 핵심 공약으로 밀어붙일 가능성이 높다. 특히 대통령실 세종시 이전은 '이재명=노무현'의 등식도 환기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이 대표가 더욱 매력을 느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