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읽기] 국민의힘 '반 이재명 빅텐트 펼치기' 성공할 수 있을까
  • 성기노 기자
  • 승인 2025.04.15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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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연일 '반 이재명 연합전선' 띄우며 올인하는 형국...주자들마다 셈법은 달라
한덕수 '모셔오기' 단일화 땐 당내 경선 흥행 빨간불 우려...물리적 시간도 부족해 난항
3당합당 빅텐트 때는 정권재창출 이익 위해 올인...'반명'만으로 성사 가능할까 의구심도
현재 국민의힘에서는 '반 이재명 연대'를 전제로 한 빅텐트론이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다. 왼쪽부터 김문수 전 노동부 장관, 한동훈 전 대표, 홍준표 전 대구시장, 그리고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현재 국민의힘에서는 '반 이재명 연대'를 전제로 한 빅텐트론이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다. 왼쪽부터 김문수 전 노동부 장관, 한동훈 전 대표, 홍준표 전 대구시장, 그리고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인더스트리뉴스 성기노 기자]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초반 구도가 '반명 연합전선'에서 '제3지대 빅텐트론'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하지만 대권주자들마다 정치적 셈법이 다르고 주도권을 선취하려는 '욕심' 때문에 빅텐트론이 탁상공론에 그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중도층에 소구력이 있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유승민 전 의원이 경선 대열에서 이탈하고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출마 일성으로 '반명 보수 빅텐트'를 제안하는 상황 등이 겹쳐 논의가 더욱 탄력을 받는 양상이다.

국민의힘 지도부도 '반 이재명 연합전선'에 올인을 하고 있는 형국이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15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대선 경선과 관련해 "대한민국을 무한 정쟁과 분열로 몰아갈 이재명 세력을 극복해야 한다"며 "우리 안에 많은 차이에도 불구하고 이번만큼은 공통의 사명"이라고 언급했다.

현재 국민의힘 내부 분위기는 대통령 탄핵으로 만신창이가 된 당을 살릴 길은 '반 이재명 전선' 기치 아래 모여 최대한 세력을 결집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될 경우 비록 대선에서 패배하더라도 '야당'으로서 존재감을 회복할 수도 있다는 기대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영입'이나 단일화에 대해서는 기존 주자들이 기분 나쁜 표정을 숨기지 않고 있다. 경선이 시작되기도 전에 장외의 유력후보와 단일화를 이룬다는 구상은 현재의 주자들이 당내 경선에서 1위를 하지 않는 한 들러리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권주자들 사이에서는 빅텐트 논의의 시점 내지 범위 등 각론을 놓고 온도 차가 감지된다.

총론에서는 반명 빅텐트에 동의하면서도 결국 이재명 전 대표에 맞설 최후의 대항마로 본인을 설정해놓고 있기 때문에 반명 연대의 각론을 놓고 주도권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현재 빅텐트론에 가장 적극적인 사람은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다. 김 전 장관은 15일 “이재명을 이기려면 어떤 경우든 힘을 합쳐야 한다”며 '반 이재명 빅텐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다 (대선에) 나와서 조금씩 다 나눠 먹으면 이재명 후보가 쉽게 당선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밖에 홍준표 전 대구시장과 한동훈 전 대표도 원칙적으로 '반 이재명 연대'에 찬성하고 있다. 

하지만 시간이 문제다. 이번 대선은 대통령 탄핵으로 2달안에 선거가 끝나기 때문에 각자의 셈법이 다른 후보끼리의 '거중조정'이 상당히 어려울 전망이다. 물리적 시간이 절대 부족하다. 더구나 윤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해 찬반으로 나뉘어 갈등의 불씨가 여전히 살아 있고 국정 현안을 바라보는 시각에도 차이가 상존한다. 

무엇보다 한덕수 권한대행이 '제3지대'에 머물면서 단일화의 상수로 작용하게 되면 국민의힘 경선은 그 파트너를 뽑는 요식행위에 불과해 경선 흥행에도 빨간불이 켜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결국 빅텐트론이라는 명분에는 공감하지만 그 구체적 실천 방안을 두고서는 대권주자들의 이해관계가 엇갈려 '합의'가 쉽지 않을 수 있다. 

3당 합당 발표 (서울=연합뉴스) 1990년 1월 당시 노태우 대통령(가운데)과 김영삼 민주당 총재(왼쪽), 김종필 공화당 총재(오른쪽)가 청와대에서 긴급 3자회동을 갖고 민정, 민주, 공화 3당을 주축으로 신당창당에 합의했음을 발표하는 모습. 2015.11.22 〈〈 연합뉴스 DB 〉 [출처:중앙일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018244
1990년 1월 당시 노태우 대통령(가운데)과 김영삼 민주당 총재(왼쪽), 김종필 공화당 총재(오른쪽)가 청와대에서 긴급 3자회동을 갖고 민정, 민주, 공화 3당을 주축으로 신당창당에 합의했음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렇게 국민의힘 내부조율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빅텐트론의 불길은 옆집인 민주당까지 옮겨붙고 있다.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민주당 계열 '비명계 인사'들과의 느슨한 연대 가능성을 '기대'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실제로 이낙연 상임고문이 소속된 새미래민주당은 '반이재명'과 개헌을 고리로 국민의힘과의 연대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민주당 경선 룰을 문제 삼으며 경선 불출마를 택한 김두관 전 의원은 탈당 후 무소속 출마나 거대 양당이 아닌 제3세력을 규합하는 방안까지 포함해 향후 거취를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금까지 빅텐트론이 성공적으로 성사된 대표적인 사례는 '반 김대중 연합전선' 기치를 내걸었던 3당 합당이었다. 1990년 1월 22일 민주정의당(노태우)과 야당인 통일민주당(김영삼), 신민주공화당(김종필)이 민주자유당으로 합당해 결국 정권재창출에 성공한 바 있다. 

그 후 빅텐트론은 '상상'으로만 떠돌거나 중폭 정도의 '합당'이 이뤄졌지만 제 정파들간의 거대한 연대나 연합전선은 쉽게 이뤄지지 못했다. 3당합당은 정권재창출을 위해 인위적인 정계개편을 성사시킨 경우이다. 정권재창출이라는 이익과 공동목표가 뚜렷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국민의힘의 한 전략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번 조기 대선은 이재명 당선 저지를 위해 대선후보들끼리 강제로 화학적 결합을 이루려한다는 점에서 연대의 에너지나 명분이 3당합당 정권재창출 때처럼 절박하지 않다. 대선후보들이 더 많은 희생을 해야 떡고물이 커지는데 현재의 대선 구도를 볼 때 반 이재명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지 않기 때문에 저마다 몸을 사리며 기회를 엿보고 있다. 빅텐트가 성공하려면 명분과 이익의 기대치가 최고치로 결합될 때 가능하다"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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