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운용, 주요 ETF 5종 보수 인하…KB운용에 내준 3위 탈환 노려
  • 김은경 기자
  • 승인 2025.07.16 18: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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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유율 7.82% KB자산운용, 한투운용과 0.14%p 차이로 순위 경쟁
KB자산운용·한투운용, 채권과 금 시장에서 각각 다른 강점 부각
2025년 7월 15일 기준 / 자료 = 한국거래소

[인더스트리뉴스 김은경 기자]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최근 KB자산운용에 내어준 점유율 3위 탈환을 위해 주요 상장지수펀드(ETF) 5종의 총보수를 내리는 등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분석된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오는 17일부터 ACE 미국S&P500, ACE 미국나스닥100, ACE KRX금현물, ACE 200, ACE 200TR 등 5개 상품에 대한 보수를 인하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ACE 미국S&P500의 총보수는 기존 0.07%에서 0.0047%로 낮아진다. ACE 200의 총보수는 기존 0.09%에서 0.017%로, ACE 200TR도 기존 0.03%에서 0.01%로 변경된다. 

해당 상품들의 보수는 모두 업계 최저를 나타낸다. ACE 미국나스닥100의 총보수는 기존 0.07%에서 0.0062%로 내려간다. ACE KRX금현물의 총보수도 기존 0.50%에서 0.19%로 인하된다.

한투운용 관계자는 "투자자의 부담을 줄이고 보다 나은 투자 환경을 제공하고자 ETF 상품의 보수를 인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배재규 한투운용 대표는 그간 자산운용사들의 과도한 수수료 경쟁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여러 차례 피력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하에 대해 한투운용이 KB자산운용에 업계 3위 자리를 내주는 등 점유율 정체로 인한 위기의식을 느낀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5일 기준, KB자산운용과 한투운용의 ETF 순자산총액은 각각 17조131억원과 16조7077억원으로 나타났으며, 점유율은 각각 7.82%와 7.68%로, 양 사 간 0.14%p 차이를 보였다. 한투운용은 작년 말 KB운용을 앞서며 3위 자리를 유지했지만 이달 들어 KB자산운용에 다시 3위 자리를 내줬다. 

지난 3일 기준 KB자산운용이 한국투자신탁운용을 제치고 업계 3위에에 올라서며 당시 두 회사 간 점유율 격차는 불과 0.05%포인트(p)에 그쳤다. 

국내를 기초시장으로 둔 ETF 비중이 75%에 육박하는 KB자산운용은 최근 국내 증시 랠리에 힘입어 수혜를 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한투운용은 해외 비중이 70%에 달해 자금 유입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두 운용사가 강점을 보이는 상품군도 다르다. KB운용은 RISE머니마켓액티브 순자산이 2조 원대(국내 채권 3위), RISE종합채권(A-이상)액티브가 1조 원대(국내 채권 5위)를 기록하는 등 국내 채권 부문에서 강점이 엿보인다.

한투운용은 금 현물 ETF를 통해 원자재 부문에서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다. 올해 초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안전자산인 금값이 강세를 나타내면서 한투운용의 'ACE KRX금현물 ETF'는 순자산이 업계 최대인 1조3000억 원 규모에 육박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한투운용은 일부 ETF(금현물, 대표지수 등)에 대해 보수 인하 의견을 금융당국에 개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투운용이 이전까지 보수 인하 경쟁에 참여하지 않았던 운용사라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에 대해 한투운용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보수 인하 여부를 내부 검토 중"이라며 "보수 경쟁를 위한 가격 인하가 아닌 투자자 분들을 위한 방향을 위해 고민 중에 있다"고 말했다.

앞서 업계에서는 작년 4월부터 올해 초까지 미국 대표지수 추종 ETF(S&P500, 나스닥100 등)의 총보수를 업계 최저 수준으로 낮추는 가격 인하 경쟁이 이어졌다.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KB자산운용, 신한자산운용 등 여러 운용사들이 잇따라 대응에 나서기도 했다. 

다만 증권가에서 'ETF의 아버지'로 불리는 배재규 한투운용 대표는 삼성운용 전무 시절부터 여러 인터뷰를 통해 ETF 보수 인하에 따른 운용사 간 출혈경쟁이 업계 전반에 끼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해 우려의 시각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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