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조창현 기자] 최근 ‘공간 컴퓨팅(Spatial computing)’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애플(CEO 팀 쿡, Apple)이 지난 6월 다음해 상반기 출시할 새로운 제품 비전프로를 발표하면서 공간 컴퓨팅을 직접적으로 언급했기 때문이다.
공간 컴퓨팅은 2003년 MIT미디어랩 소속 사이먼 그린월드(Simon Greenwold)가 석사 학위를 위한 논문으로부터 관련 연구가 시작됐다. 당시 논문에서 사이먼은 공간 컴퓨팅을 기계가 조작자인 인간과 상호작용하면서 실제 물체와 공간에 대한 참조를 유지하는 것으로 정의했다. 특히 기계는 실제 물체에 대한 위치·방향과 함께 사용자의 위치 및 방향에서도 물체에 대한 추적이 가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조업에서 활용하는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혼합현실(MR) 및 확장현실(XR) 등도 공간 컴퓨팅에 포함된다. 그중 시장에서는 XR 기술에 거는 기대가 가장 크다. 글로벌 시장조사 전문기관에 따르면 XR 시장은 올해보다 76.9% 수준으로 성장해 다음해 1,368억 달러, 한화 약 177조8,810억원 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특히 최근에는 콘텐츠 제작 엔진 개발사 유니티(Unity)에서도 디지털 트윈 분야에 XR과 AI를 접목해 산업 혁신을 선도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관련 기술에 대한 적용이 가속되고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공간 컴퓨팅은 제조 과정에서 생산성을 최대 40%까지 향상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공간 컴퓨팅, 핵심은 ‘XR’에 있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에서 지난 23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공간 컴퓨팅은 기계에 대한 연결성을 보장하는 5G·6G 같은 이동통신망에 더해 XIA라는 요소로 구성된다. XIA는 △XR △IoT △AI 등 3가지 기술을 말한다.
XIA 중 핵심은 XR 기술이다. 공간 컴퓨팅 자체가 물리적 환경과 하나 된 공간이 사용자를 감싸는 컴퓨팅 환경을 구현해야 되기 때문이다. NIA는 XR이 컴퓨팅과 인터페이스를 포괄해 공간에 대한 몰입감을 제공할 수 있다고 전했다. 현실과 가상 공간을 이질감 없이 연결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한편 IoT는 부족한 인터페이스를 보완하며, AI도 XR과 IoT 하드웨어·소프트웨어가 갖는 한계를 알고리즘 기반으로 극복할 수 있도록 지원하게 될 전망이다. 또 이동통신망은 연결성과 함께 기계가 기대하는 성능을 낼 수 있도록 돕는 기술이 될 것이라는 게 NIA의 설명이다. NIA는 “공간 혁신이 가능해지게 하는 컴퓨팅인 공간 컴퓨팅에서 핵심은 XR”이라며, “XR은 몰입감에서 공간감과 ‘공간으로의 몰입’ 방향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조업서 ‘디지털 트윈’ 등 활용 가능
제조업에서 공간 컴퓨팅을 활용하면 사람이나 기계, 사물 및 공장 환경 등에 대한 디지털화를 진행할 수 있다. 이에 개별적인 요소에 대한 상호작용을 만들어낼 수 있다. 인간과 기계가 협업하는 환경을 구축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뜻이다. 다가올 인더스트리5.0이 인간-기계 협업을 강조하고 있기에 향후 주요 기술로 자리 잡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된다.
현장에서는 공간 컴퓨팅 활용시 워크플로(workflow)나 생산 계획 수립을 위해 공장 레이아웃에 대한 시각화를 생성할 수 있다. 이에 모든 프로세스에서 생산 라인을 모니터링하는 과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또 실시간 경고 알람 등을 통해 작업자 안전에 위험이 되는 요소를 사전에 예측할 수도 있다.
아울러 디지털 트윈 등을 통한 가상 시뮬레이션 테스트 진행이 가능하다. 사전 시뮬레이션 작업을 통해 효율이 떨어지는 공정에 대한 개선과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한 부분 등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NIA에서는 “물리적 공간과 디지털 공간간 경계와 구분이 없는 공간 컴퓨팅의 출발점은 디지털 트윈부터다”라며, “결국 XIA 기술의 기능과 성능 수준이 디지털 트윈 진화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