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자구 노력 소홀히 한 채 고려아연 적대적 M&A에만 골몰"

[인더스트리뉴스 홍윤기 기자] 시민단체 ‘바른사회시민회의’는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 “도덕적이지 않은 약탈적 기업 사냥꾼의 행태를 보인 MBK파트너스는 대한민국에서 퇴출돼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MBK의 '또다른 먹잇감'으로 지목된 고려아연에 대한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17일 업계에따르면 ‘바른사회시민회의’는 전날 성명서를 통해 홈플러스 사태 책임이 있는 사모펀드 MBK에 대한 당국의 강력한 규제를 촉구하고 나섰다.
홈플러스 사태에 따른 피해가 납품업체, 금융권, 투자자 등으로 번지면서 대주주인 사모펀드 MBK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확산되고 있는 와중에 급기야 '대한민국 퇴출'까지 거론되는 상황에 직면한 셈이다.
국세청과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이 MBK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데 이어 18일에는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홈플러스-MBK 사태에 대한 현안 질의가 예정된 상태다.
국회 정무위 증인으로 김병주 MBK 회장과 김광일 MBK부회장 겸 홈플러스 공동대표 등 5명이 채택됐으나 김병주 회장은 해외 출장을 이유로 불참을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바른사회시민회의는 “MBK에서 파견된 홈플러스 경영자들은 법정관리 신청 직전까지도 개인투자자들을 상대로 기업어음(CP)을 팔며 빚을 늘려왔다”며 “법정관리 진행 사실을 숨기고 개인투자자들에게 CP를 판매해 피해를 전가시키려 한 행위는 과거 일부 총수기업의 대표적인 모럴해저드로 지탄 받은 바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법조계 등에 따르면 신용등급 강등 혹은 기업회생 신청을 예견하고도 CP 등을 발행해 손실을 일반투자자에게 떠넘겼다면 사기죄 등으로 처벌 대상이 될 가능성도 있다.
바른사회시민회의는 MBK가 ‘첨단 금융기법’이라고 주장하는 차입매수(LBO)와 세일앤리스백(Sale and Leaseback) 방식에 대해서도 “사실은 철 지난 금융방식이고 사모펀드 천국인 미국에서 조차 건전성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바른사회시민회의는 특히 “이러한 추세를 사실상 숨김으로써 MBK는 스스로 약탈적 기업 사냥꾼임을 드러냈다”고 날선 비판을 가했다.
바른사회시민회의 관계자는 “차입매수는 인수대상기업 홈플러스의 자산과 미래현금흐름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기업을 인수하는 방식이고, 세일앤리스백은 부채를 유동화해 부채를 갚는 것”이라며 “MBK는 홈플러스가 보유한 핵심 점포를 매각해 현금화한 후 해당 점포에서 계속 영업할 수 있도록 장기임대계약을 체결했지만 장기적으로 고정비용이 증가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형성했다”고 지적했다.
바른사회시민회의측은 "MBK가 홈플러스에 대한 자구 노력은 소홀히 한 채 고려아연을 겨냥한 적대적 M&A에만 골몰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했다.
바른사회시민회의 관계자는 “MBK는 홈플러스 정상화보다는 또 다른 먹잇감을 찾는데 혈안이 돼 있다”며 “MBK의 고려아연 인수 시도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고려아연 적대적 M&A 사태와 관련, “미국 정치권에서도 MBK의 고려아연 인수가 성공할 경우 미국의 핵심광물 공급망이 위협받고 기술 유출 가능성이 커져 방위산업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핵심 참모로 알려진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1월 언론 기고를 통해 “고려아연 매각이 현실화한다면 미국의 우려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게다가 마리아네트 밀러-믹스 연방하원의원, 잭 넌 하원의원, 민주당 출신이자 미 의회 핵심광물협의체 공동의장을 맡고 있는 에릭 스왈웰 연방하원의원 등 여야를 막론하고 미국 정계 인사 다수가 MBK의 고려아연 적대적 M&A 시도를 둘러싸고 우려를 공개 표명했다고 바른사회시민회의측은 상기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