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정한교 기자] 세계 각국이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재생에너지 보급량을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이 전체 에너지 수급 감소에도 재생에너지발전 비중이 증가해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에너지경제연구원 세계 에너지시장 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내 재생에너지 비중은 19.8%를 기록, 꾸준한 확대 추세를 유지했다. 특히, 일본 내 전체적인 에너지 수급실적이 감소한 가운데에서도 기록한 성장세라 더욱 고무적인 결과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지난 11월 26일 2020년 에너지 수급실적(속보치)을 발표했디. 이에 따르면, 1차에너지 공급과 최종에너지 소비에서 모두 감소했으며,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등으로 화석연료 비중이 꾸준히 감소 추세를 보이면서 CO2 배출량도 연속 감소했다.
전년 대비 태양광 14%, 풍력 17.8% 발전량 증가
2020년 1차에너지 공급은 전년 대비 6.1% 감소한 17,964PJ을 기록했으며, 에너지자급률(IEA 기준)은 전년 대비 0.8%p 감소해 11.2%를 기록했다. 1차에너지 공급에서 차지하는 석유・석탄・가스 등 화석연료는 2013년 이후 계속 감소해 전년 대비 6.1% 감소한 15,234PJ, 원자력은 2년 연속 감소해 전년 대비 39.2% 감소한 327PJ를 기록했다. 이에 반해 재생에너지는 태양광・풍력을 중심으로 보급이 확대돼 전년 대비 7.1% 증가한 1,195PJ를 기록했다.
이러한 추세는 전체 발전량에서도 잘 나타난다. 2020년 발전량은 전년 대비 2.1% 감소한 1,001.3TWh를 기록했다. 석유・가스・석탄 및 원자력 발전량은 전년 대비 감소했으나,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증가했다.
원자력규제위원회의 신규제기준에 따른 대응시설 건설을 이유로 일부 원전이 일시 가동을 중지, 원자력 발전량은 전년 대비 39.2% 감소한 38.8TWh를 기록했다. 태양광 발전량은 전년 대비 14.0% 증가한 79.1TWh, 풍력 발전량은 전년 대비 17.8% 증가한 9.0TWh로, 전체 발전량에서 차지하는 재생에너지 비중은 2012년 10.0%에서 지속적으로 증가해 2020년 19.8%까지 확대됐다.
최종에너지 소비 역시 전년 대비 6.6% 감소한 12,089PJ을 기록했고, 이는 코로나19의 영향이 컸다. 에너지 소비를 부문별로 살펴보면, 가정부문은 코로나19에 따른 재택근무 확대 영향 등으로 전년 대비 4.8% 증가한 1,908PJ을 기록했다. 산업부문은 제조업을 중심으로 생산 활동이 감소해 전년 대비 7.7% 감소한 7,489PJ, 수송부문은 인적・물적 이동 제한에 따라 전년 대비 10.3% 감소한 2,692PJ를 기록했다.
CO2 배출량 7년 연속 감소세
재생에너지원의 증가는 탄소배출량 감소로 이어졌다. 재생에너지 등 저탄소전원의 보급 확대로 화석에너지 의존도가 하락함에 따라 에너지부문의 CO2 배출량은 7년 연속 감소 추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화석에너지 의존도는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원전 가동중지의 영향으로 2010년 81.2%에서 2012년 91.5%까지 확대된 바 있다. 그러나 전세계적인 탄소중립 움직임에 발맞춰 꾸준히 재생에너지원 확대 보급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온 일본 정부다. 지난 7월에는 2050년 탄소중립 및 203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 실현을 위한 제6차 에너지기본계획 초안 및 새로운 2030년 전원구성 목표를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화석에너지 의존도는 2020년 84.8%까지 하락했고, 탄소배출량은 계속 감소하고 있다. 에너지부문 CO2 배출량은 화석에너지 의존도가 91.2%였던 2013년에 약 12.4억t으로 정점을 기록한 이후, 계속 감소해 2020년에는 2013년 대비 21.7% 감소한 9.7억t을 기록했다.
청정에너지 자동차 보급 활성화에 보조금 375억 엔 추가 편성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일본 정부의 노력은 신재생에너지뿐만이 아니다. 청정에너지 자동차 보급 활성화에도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인다. 앞서 2021년도 예산에 ‘청정에너지 자동차 도입 촉진 보조금’으로 155억 엔을 편성한 바 있는 경제산업성은 최근 2021년도 보정예산안에 ‘청정에너지 자동차(CEV)・인프라 도입 촉진 보조금’으로서 375억 엔을 추가했다. 보조금은 2022년 봄부터 신청을 받는다는 계획이다.
‘청정에너지 자동차・인프라 도입 촉진 보조금’은 청정에너지 자동차 도입 사업, 충전인프라 보급 확대 사업, 수소충전소 보급 확대 사업에 사용될 전망이다. 이를 통해 EV 보조금(40만 엔)의 상한을 60만 엔으로 확대하고, 청정에너지 자동차를 ESS로 활용할 수 있는 일정 조건을 만족한 경우 최대 80만 엔까지 보조한다. 또한, 전기차 충전인프라 보급 확대를 위해 상업시설 및 숙박시설에 부속되지 않는 유료주차장도 보조금 지원 대상에 추가했다.
일본 정부는 2050년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청정에너지 자동차 및 관련 인프라 보급 확대를 목표로 제시하고 있으나, 서구에 비해 뒤처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일본 정부는 2035년까지 승용차 신차 판매량 중 청정에너지 자동차(EV・FCEV・PHEV・HEV) 비중 100%를 실현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전통적인 완성차 시장의 강자였던 일본이 본격적인 청정에너지 자동차 지원에 나서면서 향후 청정에너지 자동차 시장에서의 역할에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