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승엽PD의 이슈리포트] EU, 올해 태양광 신규설치용량 사상 최고치 기록… 성장률은 둔화
  • 이건오 기자
  • 승인 2025.01.03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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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반덤핑 조사 예비결정 발표… 글로벌 공급망 재편 가능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에너지 전환의 핵심에 ‘태양광’이 있다.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세계 각국의 노력이 더해지면서 태양광 산업이 더욱 주목되고 있으며, 우리나라 또한 태양광 전후방 산업에서 경쟁력을 높이며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공급망 이슈, 기술개발 투자, 정책 변화 등의 이유로 태양광 산업은 정체와 성장가능성 사이, 그 어딘가에 있다. 이에 본지는 에너지기술평가원 명승엽 태양광PD의 이슈리포트 연재를 통해 태양광 산업의 주요 이슈를 다루고 향후 전망과 개선점에 대해 살피고자 한다. / 편집자 주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명승엽 PD] 유럽연합(EU)의 태양광 시장의 올해 신규설치용량은 65.5GW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지붕 태양광과 유틸리티 규모 태양광이 시장을 주도했다. 그러나 전기화 지연, 전력망 유연성 부족 등의 이유로 설치 둔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한화솔루션은 최근 대면적 페로브스카이트/결정질 실리콘 탠덤 태양전지의 세계 최고 초기효율인 28.6%를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중국의 공급과잉과 미국 등 주요국의 자국산업 보호 정책 등의 이슈로 글로벌 태양광 시장이 재편되고 있는 가운데, 차세대 태양전지가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지 주목된다.

#1. 한화솔루션, 대면적(M10) 페로브스카이트/결정질 실리콘 탠덤 태양전지의 세계최고 효율 달성… M10은 시장주도 상용면적

페로브스카이트/결정질 실리콘 탠덤 태양전지 기술개발 현황(좌), [자료=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2024. 12.] 한화솔루션 M10 탠덤 태양전지 초기효율 공인검증(우) [자료=PV Magazine, 2024. 12.]

한화솔루션은 독일에 있는 한화큐셀의 파일럿 라인에서 M10(330cm2) 면적 페로브스카이트/결정질 실리콘 탠덤 태양전지의 세계 최고 초기효율인 28.6%를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M10은 결정질 실리콘 태양전지 시장을 주도하는 상용면적인데, 하부셀에 동사의 n형 TOPCon 태양전지 기술인 Q.ANTUM 기술을 사용했다고 전한다. 

독일의 프라운호퍼 ISE 연구소의 CalLab에서 공인효율을 검증받았다. 이로써 한화솔루션이 본격적인 상용면적 탠덤 태양전지 개발의 신호탄을 날리면서 주목을 받게 됐다고 할 수 있겠다.

#2. 2024년 EU 태양광 신규설치용량 66GW 전망… 연간 4% 성장으로 보급 둔화

솔라파워유럽(SPE, SolarPower Europe)의 최신보고서 <EU Market Outlook for Solar Power 2024-2028>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의 태양광 시장은 2024년에 65.5GW의 신규설치용량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지붕 태양광과 유틸리티 규모 태양광이 각각 38GW와 27.5GW로 시장을 주도하면서 EU의 태양광 누적설치용량은 338GW에 도달했다. 국가별 신규설치용량은 독일 16.1GW, 스페인 9.3GW, 이탈리아 6.4GW, 프랑스 4.7GW, 폴란드 4.2GW 순이다.

그러나 연간 성장률은 고작 4.4%로 2017년 이후 가장 낮은 값을 기록했다. 2023년에 기록했던 53%의 시장 성장률과 비교하면 불과 1년 만에 92%의 성장 둔화를 나타낸 것이다. 태양광 모듈의 가격이 역사상 최저가 행진을 거듭했음에도 불구하고 설치가 둔화된 이유로는 전기화 지연, 전력망 유연성 부족, 태양광 모듈 설치에 대한 관심 부족 등을 들 수 있다. 

연도별 EU 태양광 신규설치용량 동향(좌측 위), 연도별 EU 태양광 발전소 투자 동향(우측 위), 연도별 EU 태양광 누적설치용량(좌측 아래), 향후 연도별 EU 태양광 설치 전망(우측 아래) [자료=SPE, 2024. 12.] 

태양광에 대한 연간 투자도 2023년 631억유로에서 2024년 550억유로로 감소했는데, 2020년 이후 최초의 투자 감소를 기록했다. 2025~2028년 연간 신규설치용량은 70~82GW 범위에서 연간 3~7% 수준의 완만한 성장이 전망된다.

한편, EU에서 탈퇴한 영국 정부는 ‘Clean Power 2030 Action Plan’에 따라 2030년까지 45~47GW의 태양광 누적설치용량 목표를 설정했다. 참고로, 2024년 2분기 기준 태양광 누적설치용량은 16.6GW이다. 에너지안보 및 넷-제로부(DESNZ)에 따르면, 현재 23.8GW의 신규 태양광의 투자가 발표됐거나 건설이 진행 중이라고 한다.

#3. 미국 반덤핑 조사 예비결정 발표, 동남아시아 제품 수출에 큰 영향 미쳐… 글로벌 공급망 재편 가능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상무부(DOC)는 태국, 베트남,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4개국에서의 수입 태양광 모듈에 대한 반덤핑(AD) 조사에 대한 예비결정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의 기간은 2023년 4월 1일부터 2024년 3월 31일까지이다. 

미국 상무부(DOC), 예비 반덤핑관세 판정 결과 [자료=PV InfoLink, 2024. 12.]

미국 내에서의 조립 여부와는 관계없이 동남아 4개국에서 수입된 결정질 실리콘 태양전지에 대해서 21.3~271.3%의 관세부과를 권고했다. 캄보디아 기업에 대해서는 125.37%, 말레이시아 기업에 대해서는 21.3%, 베트남 기업에 대해서는 53.3~271.3%의 관세부과를 권고했다. 태국 기업에 대해서는 대체로 77.9%의 관세부과를 권고했는데, Sunshine Electrical Energy 및 TaihuaNew Energy(Thailand)만은 154.68%가 책정됐다. 

예비적인 조사 결과이지만, 베트남에서 운영되는 기업들은 타격을 입어 미국으로의 태양전지 수출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관세가 상대적으로 낮은 말레이시아는 미국으로의 태양전지 수출증가가 예측된다. 다행히 한화솔루션 말레이시아 공장은 관세가 면제됐다. 통상적으로 상계관세는 제조업체가 해당국가의 정부로부터 받은 보조금을 기준으로 하는 반면, 반덤핑 관세는 정상적인 시장 가격보다 낮은 수준을 기준으로 계산해 후자가 전자보다 일반적으로 높다.

한편,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무역법 301조에 따라 중국에서 수입되는 폴리실리콘 및 실리콘 웨이퍼에 대해 관세율 인상을 발표했다. 이 조치에 따라 2025년 1월 1일부터 관세율이 기존 25%에서 50%로 인상된다. 관세는 미국 내 생산자들이 중국의 과잉 생산능력과 경쟁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중국 의존도에서 벗어나 공급망 다각화를 촉진하고 최근 미국 투자를 보완할 것으로 기대한다.

연도별 미국 부문별 태양광 신규설치용량 예측 [자료=WoodMAC & SEIA, 2024. 12.]

우드맥킨지와 미국 태양에너지산업협회(SEIA)의 최신보고서 <US Solar Market Insight Q4 2024>에 따르면, 2024년 3분기에 미국은 9.3GW의 신규 모듈 생산용량을 가동해 운용용량을 44.4GW로 확대했다고 한다. IRA에 의해 투자가 촉진돼 2024년에만 24GW의 신규 모듈 생산용량을 추가했다. 현재 24.1GW 생산용량을 건설 중이며, 13.1GW의 추가 투자발표가 있었다. 

폴리실리콘의 미국 운영용량은 34GW이며, 8GW의 추가 투자발표가 있었다. 잉곳과 웨이퍼는 미국 운영용량은 없으며, 각각 13.3GW와 24.3GW의 추가 투자발표만 있었다. 태양전지는 현재 12.8GW 생산용량 건설 중이며, 34.1GW의 추가 투자발표가 있었다. 2024년 3분기에 6GW 이상의 유틸리티 규모 용량을 포함해 총 8.6GW의 신규설치용량을 기록했다. 2024년 미국 태양광 신규설치용량은 주택 부문에서의 부진(연간 26% 감소)으로 인해 40.5GW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4. 인도, 능숙한 태양광 정책 추진… 미국 태양광 시장의 다크호스로 부상! 

인도 중앙전력청(CEA)에 따르면, 2024년 10월 기준 인도의 태양광 신규설치용량은 20GW를 초과했고, 누적설치용량은 90GW를 돌파해 92.1GW를 기록했다고 한다. 인도 국가에너지계획(NEP)의 태양광 누적설치용량 목표는 2027년 186GW 및 2032년 365GW이므로 더욱 분발이 요구된다. 

PV인포링크(PV InfoLink)의 분석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태양광 제조의 후발 주자임에도 불구하고 국내 제조를 촉진하고 공급망의 현지화를 추진하려는 능숙한 정책을 구사하고 있다고 한다. 

연도별 인도 태양전지 및 모듈 생산용량 변화 [자료=PV InfoLink, 2024. 11.]

생산연계 인센티브(PLI) 프로그램은 제조업 현지화를 장려하기 위해 보조금을 제공해 국내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인도의 태양광 모듈 생산용량은 2023년 말에 64.5GW로 증가했다고 Mercom India Research가 발표했다. 그러나 태양전지 생산용량은 5.8GW에 머물렀다.

국산화율 제고를 위해서 정부 주도 태양광 사업에 현지에서 제조돼 승인된 태양전지 및 모듈만 사용하게 하는 목록(ALMM)을 통해 국내 부품 요구(DCR)를 강화하고 있다. 

최근 인도 신재생에너지부(MNRE)는 ALMM-I에 나열된 모든 모듈 제조업체 및 모델이 ALMM-II에 나열된 태양전지를 사용하도록 요구하는 ALMM-II 시행일자를 2026년 6월 1일로 발표했다. 2024년 12월 9일 이후에 발행한 모든 신규 입찰은 ALMN-I 및 II에 있는 태양전지와 모듈을 필수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단, 입찰 제출 마감일이 MNRE 명령 발행일 또는 그 이전인 프로젝트는 ALMN-II 면제 대상이다. 

이와 더불어 중국산 소재(BOM), 태양전지 및 모듈에 대한 반덤핑 조사, BOM에 대한 수입 관세조치 시행 등도 시행하고 있다. 인도 재무부는 무역구제총국(DGTR)의 권고에 따라 2024년 12월 4일부터 6개월 동안 중국 및 베트남산 태양광 모듈용 강화유리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인도 정부의 베트남 및 중국산 태양광 유리에 대한 반덤핑 관세율 [자료=PV Magazine, 2024. 12.]

DGTR의 예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해당 국가의 수입은 조사기간 동안 국가 전체 수입의 98%를 차지해, 해당 국가의 덤핑 수입으로 인해 국내 산업이 피해를 입었다고 판단했다. 최소 90.5%의 투과율을 갖고 두께가 4.2mm를 초과하지 않는(0.2mm의 허용 오차 포함) 요철 있는 강화유리가 대상이며, 코팅 여부와 관계없이 적어도 한 변이 1,500mm를 초과하는 경우는 모두 적용된다. 인도 국내 유리기업들은 최근 활발한 투자를 통해 국내 수요의 84% 생산용량을 확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에너지경제 및 재무분석 연구소(IEEFA)와 JMK Research & Analytics의 최신 보고서 <India Solar PV Exports Surging>에 따르면, 인도는 동남아시아 국가들을 대체하고 미국으로의 최대 태양광 모듈 수출국이 될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 

인도는 2024 회계연도에 20억달러의 모듈을 수출했는데, 미국 수출 비중이 99%이다. 전년 대비 모듈 수출액이 23배 이상 증가하면서, 순수입국에서 순수출국으로 전환했다는 것을 주목해야 한다. 미국 외에도 남아프리카, 소말리아, 케냐, UAE, 아프가니스탄, 네팔, 방글라데시 등으로 수출시장을 확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중국 대비 열위한 기술력과 노련한 인력의 부족은 단기적인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태양전지 및 모듈의 효율향상과 다양한 사용처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인도의 모든 Tier-1 제조업체는 n형 TOPCon 태양전지 또는 모듈 개발에 집중하고 있고, 직사각형 웨이퍼 적용 제품도 개발 중이다. 그러나, 중소·중견 기업들은 n형 태양광 기술로의 전환이 상대적으로 지연되고 있다. 

#5. 태양광 모듈 평균가격 0.80달러/Wp 붕괴… 2025년에도 글로벌 공급과잉 지속 전망 

태양광 평균가격 동향. 폴리실리콘(좌), 모듈(우) [자료=PV Insights]
*단결정 실리콘 웨이퍼 크기: M4 (161.75mm), M6 (166mm), M10 (182mm), M12 (210mm), N (182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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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밸류체인별 글로벌 생산용량 및 모듈 수요 변화 전망 [자료=PV InfoLink]

2024년 12월 18일 기준으로 태양광 폴리실리콘 평균가격이 4.42달러/kg을 기록하면서 2023년 12월 27일 기록했던 7.28달러/kg 대비 60% 수준으로 하락했다. 즉, 2년 연속 폭락을 거듭했다고 할 수 있다. 

이 영향으로 태양광 모듈 가격은 역사적 최저치 기록 갱신을 거듭하고 있다. 태양전지 시장을 주도하던 M10(182mm) 면적 p형 PERC 태양전지는 최근 1년간 0.115달러/Wp에서 0.076달러/Wp로 2/3 수준으로 감소했고, M12(210mm) 면적 p형 PERC 태양전지도 0.121달러/Wp에서 0.081달러/Wp로 비슷한 수준으로 감소했다.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명승엽 태양광PD

2024년부터 시장 주도 제품으로 부상한 M10(182mm) 면적 n형 TOPCon 태양전지의 경우에도 최근 1년간 0.120달러/Wp에서 0.078달러/Wp로 감소했다. 중국 기업들의 역대급 제조라인 투자가 초래한 글로벌 공급과잉은 2025년 초반에도 해소되지 않고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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