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이건오 기자] 배터리 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반도체 산업에서 팹리스와 파운드리의 역할이 분리된 것과 같이 배터리 산업에서도 제조와 기술 개발의 분업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서 2022년 설립 이후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배터리 파운드리 전문기업 JR에너지솔루션이 등장하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전문분야인 전극 제조에서 모듈·팩 생산까지 전 과정에 걸쳐 차별화된 기술력과 자동화 솔루션을 적용해 배터리 제조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본지는 JR에너지솔루션 오덕근 대표를 만나 사업 방향과 국내 배터리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오덕근 대표는 “이차전지의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적용에 따른 다품종 소량생산에 대한 시장의 요구가 커지고 있다”며, “이에 배터리 기술 개발과 제조를 분리해 대응하는 팹리스/파운드리 생태계가 빠르게 조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배터리 업계 최초로 제조 중심의 파운드리 사업 모델을 기반으로 설립된 JR에너지솔루션은 전극뿐만 아니라 배터리 제조 밸류체인 전체 대응이 가능하다”며, “현재 충북 음성에서 고객사 맞춤형 전극/셀 제조, 모듈·팩 등을 제조해 공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극 제조공정은 난이도가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떠한 기술 경쟁력을 갖고 있나?
배터리 제조에서 전극 공정은 기술적 난이도가 가장 높고, 막대한 투자가 요구되는 핵심 단계로 신규 배터리 제조사 및 해외 기업들이 양산 과정에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JR에너지솔루션은 다수의 전극 제조공정 전문가를 보유하고 있으며, 검증된 양산용 전극 설비를 구축해 현재 30여개 고객사에 맞춤형 전극을 생산·공급하고 있다. 또한, 생산라인 전체에 드라이룸과 클린룸을 적용해 전극 제품의 성능과 품질을 철저히 보장하고 있다.
아울러 SAP 기반의 ERP와 산업용 AI기반 MES(생산관리시스템)를 도입해 제조 공정의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전극 기술과 관련해서는 고도화된 믹싱·코팅 제조 공정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다품종 소량 생산 체제하에서 다양한 양극·음극 활물질 제조에 대한 풍부한 노하우가 축적돼 있다.

주요 실적 및 협업 사례는?
JR에너지솔루션은 현재 국내외 30여개 이상의 배터리 제조사에 맞춤형 전극을 제조·공급하고 있다. 2024년 2월 공장 가동 이후 현재까지 약 1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2025년 매출은 250억원으로 예상된다.
주요 고객사는 배터리 기술 내재화를 목표로 자체 배터리 개발팀을 운영하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 국내 대기업 배터리 제조 3사, 해외 배터리 개발 스타트업, 그리고 전극 생산 지원이 필요한 기존 해외 배터리 제조사 등으로 이들과 긴밀한 사업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양산성 향상을 위한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의 시장 요구가 커지고 있는데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JR에너지솔루션은 양산성 고도화를 위해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을 도입하고 있다. 먼저 SAP 기반의 ERP를 활용하고 있는 국내 AI 전문기업 아스크스토리(Askstory)와 협업해 Phase 1(1단계)에서 MES를 구축·운영 중에 있다. 이어지는 Phase 2(2단계)에서는 AI 알고리즘을 도입해 전극 생산에 대한 노하우를 고도화하고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축적해 향후 데이터 기반 전극 제조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제조 기술 고도화를 위해 독일 산업용 AI 솔루션 기업 Ailoys와 MOU를 체결했으며, 독일 완성차 업체와의 3자 공동 프로젝트도 논의 중에 있다.

최근 대규모 투자 유치와 글로벌 협업 등 활발한 사업 추진이 이뤄지고 있다. 어떠한 비즈니스 방향성을 갖고 있나?
JR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파운드리 전문기업이다. ‘고객의 성공이 JR의 성공이다’라는 미션 아래 고객사들이 양산의 벽을 넘어 차별화된 배터리 기술을 상용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를 위해 글로벌 고객사에 맞춤형 전극·셀을 제조하고 공급하는 동시에, 전략적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국내 생산 역량 확장과 해외 공장 설립을 공동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스라엘 배터리 기술 기업 스토어닷(StoreDot)과 셀 조립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MOU를 체결했으며, 현재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준비 중에 있다.
K-배터리 브랜드가 글로벌 시장에서 더욱 인정받기 위한 방안은 어떠한 것들이 있을까?
국내 배터리 대기업 3사를 중심으로 형성된 K-배터리 산업은 중국의 LFP 배터리 및 저가 공세로 인해 큰 도전에 직면해 있다. 특히, 대기업 3사의 어려움은 이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국내 배터리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체들로 전이되며 산업 전반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JR에너지솔루션과 같은 기업들이 기술 혁신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야만 K-배터리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중국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전략을 가진 기업들의 성장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올해 중점 추진사업 내용과 계획은?
JR에너지솔루션은 고객사의 전극 수요 폭증에 대응하기 위해 현재 500MWh 규모의 전극 생산 능력을 2025년 1월까지 1.5GWh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2025년 3월부터 셀 조립 사업을 본격 가동하며 신규 사업 창출을 추진할 예정이다.
JR에너지솔루션은 단순한 외주 업체가 아닌, 고객사의 성공을 함께 만들어가는 전문 파운드리 기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배터리 양산 전문인력을 지속적으로 확보하고, 설비 고도화 및 시스템·프로세스의 스마트화를 적극 추진해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