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김관모 기자] 제주특별자치도는 육지와는 다르게 조금 독특한 태양광 사업 현황을 보인다. REC(재생에너지공인인증서) 산정치가 따로 있어서 육지와 다른 가격이 매겨지며, 인허가 제도에서도 차이점을 보인다. 지금까지 제주도의 태양광 발전 실적은 2018년 기준 168GWh로 전년도보다 약 20% 가까이 증가한 모습을 보였다. 아직까지는 전체 발전량 가운데 3% 정도의 수치지만, 제주도는 동쪽 지역을 중심으로 일사량 조건이 좋아서 태양광 사업의 가능성이 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제주도의 태양광 사업은 다소 무분별하게 추진된 면이 없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 부작용도 심한 편이다. 따라서 제주도는 태양광 사업의 정비를 통해 진정한 신재생에너지 사업으로 정상추진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급락하는 REC, 어려움에 처한 제주 태양광
제주도에서 태양광사업은 풍력사업에 이어서 두 번째로 중요한 사업이다. 제주도는 2030년까지 태양광만으로 1,411MW를 공급해, 전체 발전량 가운데 34.4%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제주도 태양광 사업은 많은 어려움을 보이고 있다. 육지 태양광과 REC에서 차이를 보이는 독특한 성격을 지니고 있다. 제주 REC 산정식은 ‘육지 REC 가격-{(제주SMP-육지SMP)/가중치×1,000×0.9}’로 계산된다. 제주 REC 현물시장은 육지와 동시에 운영을 하되 육지 가격으로 우선 매매한 뒤 차후 제주 가격으로 재정산하는 방식을 취한다. 그러다보니 제주 SMP(계통한계가격) 단가는 지난해 11월까지 평균 115원으로 육지 SMP평균 90원보다 25원 높았다. 가중치가 있기 때문에 REC 가격만 따지면 육지보다 유리한 듯 보인다.
하지만 국내 REC 가격이 2년 사이에 계속 떨어지는 상황인데다가, 육지와 제주 간의 SMP 단가 차이가 크게 벌어지면서 제주도의 REC 가격은 안정성을 잃고 급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국감에서는 REC 폐기량이 89개로 나타나 전국에서 가장 많다는 불명예를 안기도 했다.
무궁무진한 잠재력, 인허가 제도 정비로 풀어간다
사실 제주도의 태양광 시장 잠재력은 15.7GW로 적절하고 효과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면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이에 제주도는 무분별한 태양광발전소 건립을 막고, 현실성 있는 태양광사업을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작년초부터 제주도는 인허가 제도를 대대적으로 정비했다. 구체적으로 제주도는 태양광 발전사업 허가 시 행정시(제주시, 서귀포시)에 개발행위 가능 여부를 먼저 협의하고, 이후 행정시에서 전기사업 허가를 위해 다시 검토하는 절차로 진행된다. 허가 단계도 기존 6단계에서 5단계로 전체적인 기간도 크게 단축시켰다.
그 결과 최근 제주도 내에서 농지와 산지에 허가가 난 태양광발전소는 작년과 비교해 농지는 62% 수준이었으며, 산지는 9% 수준으로 대폭 하락했다. 제주도 저탄소정책과 문경삼 과장은 “제주도의 태양광 발전소 부지가 마라도의 22배(총 674만1884㎡)에 달한다면서 무분별한 개발 아니냐는 지적을 받기도 했었다”며, “실제로 전기사업 허가를 받아놓고 개발을 하지 않아 허수가 많은 발전소가 많았던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허가의 선후를 확실히 함에 따라서 산지나 농지를 대상으로 하는 태양광 발전소 개발 신청이 획기적으로 줄어들었다”며, “앞으로 제주도는 영농형태양광과 건물형태양광을 유도·권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제주도는 감귤원 폐원지처럼 휴유지를 활용하는 방안을 통해서 태양광 발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11월부터는 2억원 규모의 양식장 태양광 발전설비 설치도 진행 중이다. 아울러 마을공동이용시설 대부분에 태양광을 보급해 공공사업의 용도로도 활용도를 높이고 있다. 제주도는 "작년에도 19억원을 투자해 148개 공공시설에 태양광시설을 구축했다"며, "도민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공공사업도 계속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