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재량 40GW 산업단지 태양광, 근저당‧누수문제 해결한 솔루션으로 사업 속도 높인다
  • 권선형 기자
  • 승인 2022.06.06 08: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근저당 설정 없는 선시공 프로그램 시장에서 호평, 충북도는 무상으로 지붕 전체 보수도 병행

[인더스트리뉴스 권선형 기자] 국내 태양광에서 잠재력이 가장 큰 시장은 산업단지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이소영 의원(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산업단지 공장지붕과 주차장 등 유휴부지에 태양광을 설치할 수 있는 잠재량은 5GW에 달한다. 산업단지 태양광 잠재량은 전국 산업단지 1,257개 중 국가산업단지 3,271.8MW, 일반산업단지 1,433MW, 농공단지 298MW로 총 5,002.8MW다.

산업단지는 태양광을 적용할 수 있는 잠재량뿐만 아니라 탄소감축 효과 면에서 가장 기대가 큰 시장이다. 사진은 에스피브이가 시공한 만도익산공장 3MW 지붕형태양광 [사진=에스피브이]
산업단지는 태양광을 적용할 수 있는 잠재량뿐만 아니라 탄소감축 효과 면에서 가장 기대가 큰 시장이다. 사진은 에스피브이가 시공한 만도익산공장 3MW 지붕형태양광 [사진=에스피브이]

한국태양광산업협회는 산업단지 잠재력을 더 높게 평가하고 있다. 태양광산업협회는 전국 산업단지 태양광의 최대 이론적 잠재량은 54GW로, 보급 가능한 시장 잠재량만 40GW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산업단지는 태양광 잠재량뿐만 아니라 탄소감축에서도 가장 효과가 큰 시장이다. 산업단지 에너지사용량과 온실가스 배출량은 산업 부분 전체 에너지사용량과 온실가스 배출량의 각각 83.1%와 76.8%를 차지하고 있다. 연평균 각각 10.8%, 8.0%로 증가하고 있어 증가속도도 가파르다. 산업 부문 전체보다 4~5배 이상 빠른 증가세다. 

사업성 높은 산업단지 태양광

산업단지 태양광이 주목받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다른 분야보다 사업성이 더 좋기 때문이다. 산업단지에 가장 많이 적용하고 있는 지붕형태양광은 REC 가중치가 1.0~1.5로 임야 0.5, 일반부지 0.8~1.2 보다 높아 투자비용 대비 수익성이 높다. 또한 이미 공장에 전력이 공급되고 있는 만큼 계통연계가 쉽고 태양광의 가장 큰 규제 중 하나인 이격거리 규제와 주민 민원에서도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최근 산업단지 태양광 사업에 나서고 있는 지자체와 발전사,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KC솔라&에너지가 시공한 26MW 규모의 르노삼성태양광발전소 [사진=KC솔라&에너지]
KC솔라&에너지가 시공한 26MW 규모의 르노삼성태양광발전소 [사진=KC솔라&에너지]

하지만 잠재량, 효과, 장점을 갖춘 사업임에도 막상 공장주와 건물주들이 선뜻 태양광을 도입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은 현실이다. 우선 산업단지 입주기업들은 산업단지 지붕에 태양광을 설치하고 싶어도 자금, 근저당 등의 이유로 도입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공장을 지을 때 보통 90% 이상 근저당이 설정돼 있어 태양광 설치자금 융자가 어렵기 때문이다.

지붕 보수 금액이 커 주저하는 경우도 있다. 공장 지붕에 태양광을 적용하려면 보통 지붕을 보수해야 하는데, 보수금액이 상당히 커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태양광 설치 후 법적 유지관리 보수 등의 어려움과 비용 발생으로 태양광 설치를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태양광 유지기간은 20년 이상이지만 중간에 공장 폐업 등에 따른 태양광 미유지로 인한 손실도 걱정하는 사례도 있다.

충북도 에너지과 태양광산업팀 송인우 팀장은 “산업단지 태양광의 잠재력과 효과는 다른 분야보다 뛰어나지만, 공장주들이 도입을 꺼려하는 경우도 현장에서는 꽤 많다”며, “이들의 현실적인 어려움을 해결해주는 정책을 도입해 위험을 줄여주는 모델로 산업단지 태양광 도입 속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실 어려움 해결한 산업단지 태양광 모델

충북도는 이러한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산업단지 지붕태양광 보급사업’ 모델을 도입하고, 산업단지 입주기업들을 대상으로 사업설명회를 이어가고 있다. 충북도 산업단지는 현재 128개로, 태양광을 보급할 경우 잠재량은 500MW 화력발전소 1기에 해당한다.

충북도는 우선 공장주들이 태양광 설치와 운영기간 동안 투입되는 자금 없이 임대수익만 발생하도록 모델을 설계했다. 태양광 설치 시 무상으로 지붕 전체보수까지 병행함으로써 사업효과도 극대화 될 수 있도록 하고, 보증보험증권을 만들어 공장 폐업, 이전 등 문제발생 시 손해가 발생하지 않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기업의 공장 근저당권·지상권 설정 등으로 인한 이해관계도 해결했다.

발전사업자는 전력생산에 따른 판매수익이 발생하고, 산업단지 입주기업은 수익을 공유하기 위해 발전사업자에게 공장 지붕 또는 유휴부지를 제공해 20년간 임대료 연간 최대 4,000만원/MW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모델이다.

송인우 팀장은 “산업단지 지붕태양광 보급사업은 충북도, 동서발전 등 공신력 있는 기관이 사업에 참여해 안정적으로 수익을 보장해줘 입주기업에서는 문제될 사항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며, “타 기업 대비 높은 임대 수익률인 지붕 1kW당 최대 4만원을 보장해 입주기업들이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6 :  충북도는 지난해 8월 한국동서발전, 한국태양광산업협회 등 6개 기관과 저탄소 녹색 그린산단 조성을 위한 ‘산단 지붕태양광 보급사업’ 업무협약을 맺고, 현재까지 산단 입주기업들을 대상으로 사업설명회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충북도]
충북도는 지난해 8월 한국동서발전, 한국태양광산업협회 등 6개 기관과 저탄소 녹색 그린산단 조성을 위한 ‘산단 지붕태양광 보급사업’ 업무협약을 맺고, 현재까지 산단 입주기업들을 대상으로 사업설명회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충북도]

에타솔라가 적용하고 있는 모델도 시장에서 호응을 얻고 있는 모델이다. 에타솔라는 건물의 특성, 사업주의 컨디션, 전력요금의 특징 분석, 계통연계현황 분석 등을 통해 자가소비, 발전사업, 임대사업, 공동사업 등의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우선 맟춤형 금융솔루션으로 초기자본조달에 부담을 느끼는 사업주에게 안정적인 사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담보나 근저당 설정 없이 선시공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장기임대에 대한 부담을 갖고 있는 건물주들을 대상으로 1년 임대 후 발전소 양도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에타솔라 한민 대표는 “산업단지 입주 기업들이 근저당 등의 문제로 지붕형태양광 적용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 임대계약서, 입주 기업 보증제(20년 상생제도) 도입을 시행해 보다 쉽게 금융 상품을 이용할 수 있게 설계했다”며, “또한 에타솔라의 여러 금융 프로그램과 소자본 투자 등을 통해 지상권설정, 추가 근저당 설정 없이 지붕형태양광 임대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사업주들의 호평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발전사도 산업단지 태양광 모델 도입

발전사도 산업단지 태양광에 특화된 모델을 도입해 적용하고 있다. 동서발전은 지난해 4월 부산지역 산업단지 내 72개 사업장에 180억원을 투자해 총 10.8MW 규모의 지붕태양광 발전설비를 준공했다.

사업주들의 부정적 인식을 해소하기 위해 100% 위험 회피가 가능한 모델로, 사업개발단계부터 사후관리까지 민·관·공이 유기적으로 협업해 20년간 사업 지속성을 보증하고, 참여 사업주들이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역대 최저금리인 2.06%로 자금을 조달하면서 수익성은 극대화했다.

참여기업은 사업기간 동안 추가 부담금 없이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얻을 수 있고, 노후 지붕은 무상으로 수리와 보강도 가능하다. 도중에 입주기업이 바뀌면 새로 입주한 기업이 태양광 사업을 지속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지속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대체부지로 이설하는 방식으로 설계했다. 대체부지 이설에 따른 비용도 입주기업에 청구되지 않는다.

동서발전 관계자는 “부산 산업단지 태양광은 민·관·공 협업모델 개발로 기업체의 호응을 이끌어내 도시형 태양광 보급을 성공으로 이끈 사례”라며, “오는 2025년까지 전국 산업단지에 250MW 규모로 태양광 보급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태양광 투자에 나선 협동조합

시민들이 모여 산업단지 태양광에 투자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프렌츠에너지협동조합원들은 울산광역시 북구 중산일반산업단지 ‘공장 지붕형태양광 임대사업’에 투자해 배당금 수익으로 출자금 연리 8%, 펀드 연리 5%를 받고 있다.

중산일반산업단지 지붕형태양광 임대사업은 2020년 하반기에 부지를 확보해 프렌츠에너지협동조합과 울산스마트에너지협동조합 등 총 4개 조합이 모여 투자를 진행한 사업이다. 높은 사업성 덕분에 조합원들은 1년에 4번 배당금을 빠짐없이 받고 있다. 갈수록 수익성이 높아져 현재 펀드 수익은 연 7% 정도로 높아졌다.

은행 이자보다 높고 20년 간 안정적으로 받을 수 있어 협동조합에 참여하려는 사람들의 문의전화가 이어지고 있다.

프렌츠에너지협동조합 배병준 이사장은 “발전소마다 계약시장에서 20년간 장기고정가격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이 기간 동안의 배당수익을 분배하고 있다”며, “조합의 운영비와 위탁했을 경우 위탁운영비, 유지보수비, 부지 임대료 등을 지급하며 남은 금액은 재투자한다”고 말했다.

협동조합에서 탈퇴하는 조합원들에게는 기간에 따라 원금 이상의 환급금을 돌려주고 있다.

프렌츠에너지협동조합이 투자한 울산 북구 중산일반산업단지 공장 지붕형태양광. 배당금 수익으로 출자금 연리 8%, 펀드 연리 5%를 받고 있다. [사진=프렌츠에너지협동조합]
프렌츠에너지협동조합이 투자한 울산 북구 중산일반산업단지 공장 지붕형태양광. 배당금 수익으로 출자금 연리 8%, 펀드 연리 5%를 받고 있다. [사진=프렌츠에너지협동조합]

지붕형태양광 특화기술 개발 나선 기업들

기업들은 산업단지 태양광 도입에 속도가 붙자 발 빠르게 기술개발에 나서고 있다. 산업단지 태양광에 지붕형태양광을 가장 많이 도입하는 만큼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누수 방지에 방점을 두고 있다.

에스와이는 신축 건물의 경우 타공 공법을 사용하지 않아 누수문제를 원천 차단하고 있다. 구축 건물의 경우에는 지붕리뉴얼 공사를 통한 태양광 설치와 노후 지붕개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붕형태양광의 모든 구조물은 알루미늄 재질로 구성하고 태양전지판 고정에 사용되는 볼트, 너트류 또한 스테인레스 재질로만 사용하고 있다. 화재가 발생했을 때를 대비해 지붕재를 1급 불연무기질 재료인 글라스울 판넬을 적용한다. 글라스울 판넬은 내부 중간단열재로 무기질 재료인 글라스울을 사용하고, 표면재로는 상하 양면에 착색 아연도장강판을 특수열중합접착방식으로 일체화한 판넬이다.

에스와이 에너지사업팀 황배익 부장 “글라스울은 화재 시 화염전파를 하지 않고 유독가스 발생이 없어 초기에 화재를 진화하는데 도움을 준다”며, “에스와이의 글라스울 판넬은 불을 견디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늘려 지붕내화구조 의무화에 따른 인증을 통과했다”고 말했다.

국내 유일 자가소비용, 전력판매용, 임대용 등 지붕형태양광 전 모델을 도입한 3.6MW 규모의 에스와이 인주생산클러스터 지붕형태양광 [사진=에스와이]
국내 유일 자가소비용, 전력판매용, 임대용 등 지붕형태양광 전 모델을 도입한 3.6MW 규모의 에스와이 인주생산클러스터 지붕형태양광 [사진=에스와이]

에스피브이는 지붕형태양광에서 가장 문제가 될 수 있는 방수 부분에 대한 솔루션으로 솔라루프 활용과 지붕판넬 형태에 따른 클램프를 자체 금형으로 개발해 시공하고 있다. 산업단지의 노후화된 지붕형태양광에 맞는 시공을 위한 구조안전성 검토의 최적화를 위한 솔루션도 개발하고 있다. 나아가 유치업종 제한으로 태양광발전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던 산업단지 입주가능종목 추가 인허가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산업단지 입주기업들의 공장 근저당과는 별개로 태양광의 시설 및 장기고정계약을 통한 안정적인 운영권을 기반으로 PF사와 협력해 태양광 상품을 만들고 있다.

에타솔라는 지붕형태양광의 가장 큰 문제점인 누수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체 특허를 활용한 water proof 방수솔루션을 적용하고 있다. 또한 지붕형태양광 사업을 진행하면서 기업 여건에 따라 노후화된 지붕을 개보수하는 프로그램과 LED조명 개선사업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에타솔라는 현재 Roof Top 태양광 패널 시공 누수 방지 장치 특허와 Roof Top 태양광 모듈의 높낮이 조절 장치 특허를 출원 중이다.

에타솔라가 시공한 강원도 원주 1MW 규모의 에치엠솔라 지붕형태양광발전소 [사진=에타솔라]
에타솔라가 시공한 강원도 원주 1MW 규모의 에치엠솔라 지붕형태양광발전소 [사진=에타솔라]

제도 개선해 활성화 나서야

지자체, 발전사, 협동조합, 기업들이 적극적인 정책과 기술개발, 모델을 적용하고 있지만 아직 현장에서는 개선돼야 할 사안들이 많다는 의견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에타솔라 한민 대표는 “산업단지 관리규약 등에서 태양광발전사업이 산업단지 지정업종 외 사업으로 분류돼 태양광발전사업허가가 불허되는 경우가 있어, 이러한 행정규제를 완화하면 산업단지 태양광 활성화의 마중물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산업단지 지붕임대 기업의 신용리스크에 대해 해소할 수 있는 보험이나 제도적 장치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KC솔라&에너지 김용학 대표는 “나대지 태양광 대비 건물 소유권 이전 등에 의해 태양광발전사업 기간 존속 리스크가 큰 부분에 대해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건물의 양도 양수 시 태양광발전사업권도 유지될 수 있도록 보장해 준다면 지붕형태양광이 산업단지 중심으로 더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스피브이 김성권 회장은 “산업단지 전체를 기준으로 유치업종 제한을 일괄 해제하고, 입주기업이 태양광을 설치해 자가소비 할 경우 그에 맞는 세제혜택을 부여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며, “또한 탄소배출에 대한 기업의 고민을 태양광 솔루션을 통해서 줄여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며, RPS 사업의 경우 산업단지의 지붕형태양광에 대한 입찰 가중치 부여 등의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