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은행 이익 기여도 40% 육박… KB증권 반기 기준 ‘사상 최대’ 순익
- 올해 72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소각… “차별화된 주주환원정책 지속”
[인더스트리뉴스 한원석 기자] KB금융그룹이 홍콩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대규모 손실 사태 여파에도 ‘리딩금융’ 탈환의 시동을 걸었다.
KB금융은 23일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 2조7815억원(지배기업지분순이익)으로 전년 동기(3조76억원) 대비 7.5%(2261억원) 감소했다. 특히 KB금융은 2분기 당기순이익 1조7324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4989억원)보다 15.6%(2335억원) 늘어나며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KB금융의 2분기 호실적을 거둘 수 있었던 데는 비은행 계열사의 이익기여도가 40% 가까이 육박하며 은행과 비은행 계열사가 균형 있게 성장한 데다, ELS 손실 보상비용 및 대손충당금 환입 등 일회성 이익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KB금융그룹 관계자는 “비우호적인 영업환경에서 다변화된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기반의 비은행 실적 확대에 힘입어 대체로 양호한 실적을 시현했다”면서 “ELS 손실비용 환입 및 대손충당금 환입 등 일회성 이익을 제외한 그룹의 경상적 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6000억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KB국민은행, 2분기 순익 작년 동기比 20% 증가
주요 계열사별로 보면 먼저 KB국민은행은 ELS 손실 관련 대규모 충당부채 전입의 영향으로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9.0%(3526억원) 줄어든 1조5059억원이었지만, 2분기는 작년 동기(9270억원)보다 20.4%(1894억원) 증가한 1조1164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1.84%, 그룹의 NIM은 2.04%로 전분기보다 각각 3bp(1bp=0.01%) 하락했는데, 이는 예대스프레드 축소 및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자산수익률 하락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KB라이프생명은 올 상반기 개별기준 당기순익은 금융자산 평가손익 및 외환파생손익 기저효과에 따라 전년 동기보다 8.2% 감소한 2023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 당기순익은 989억원으로 미지급 보험금 산출기준 변경 반영에 따른 비용의 일시적 증가 등으로 전분기 대비 4.4% 감소했다.
반면 KB증권, KB손해보험, KB국민카드의 실적은 작년 상반기보다 증가했다. KB증권의 상반기 순이익은 3761억원으로 전년 대비 50.7%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트레이딩 및 브로커리지 관련 영업이익 증가와 지난해 해외 대체투자 관련 1회성 손실 인식 기저효과의 영향이라고 KB금융은 설명했다.
다만 2분기 순이익은 브로커리지 수익 축소 및 부동산 시장 침체에 따른 프로젝트금융 수수료 감소의 영향으로 전분기(1980억원)보다 10.1%(199억원) 줄어든 1781억원이었다.
이어 KB국민카드의 순이익은 상반기 255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2.6% 증가했지만, 2분기는 1166억원으로 1분기보다 16.2%(225억원) 감소했다. 이는 조달비용 및 신용손실충당금 증가에도 카드 이용금액 증가 및 모집·마케팅비용 효율화에 힘입은 것으로 해석된다.
KB손해보험의 순이익도 상반기 572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8.9% 증가했지만, 2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분기보다 4.2% 감소한 2798억원을 기록했다.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유가파생손실 확대에도 미보고발생손해액(IBNR) 적립방법 변경 관련 준비금 환입의 영향이다. 계약서비스마진(CSM)은 약 9조1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약 2.1% 늘었다.
KB금융은 올해 상반기 9810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하며 전년 동기 대비 25.7% 감소했고, 상반기 그룹 대손충당금전입비율(CCR)은 0.40%로 안정적인 자산건전성을 유지했다. 6월말 기준 BIS비율 및 CET1비율은 각각 16.63%, 13.59%로 적극적인 위험가중자산 관리 노력과 견조한 순이익 증가에 힘입어 3월말 대비 증가하며 업계 최고수준을 유지했다.
한편 KB금융은 4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소각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2월 32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에 이어 추가로 4000억원이 더해지며 올해 총 7200억원 규모의 매입 소각이 이뤄지게 된다.
KB금융그룹 재무담당임원은 “이번 추가 자사주 매입·소각 결정은 주주환원을 확대하고 주주가치를 제고하고자 하는 이사회와 경영진의 의지를 다시 한 번 표명한 것”이라며 “매크로 불확실성이 확대된 어려운 경영환경에서도 업계 최고수준의 자본력과 안정적인 이익창출력에 기반해 일관되고 차별화된 주주환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