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제 SK하이닉스 부사장 “HBM 1등, 과감한 기술 투자와 고객 소통 결과”
  • 한원석 기자
  • 승인 2024.08.05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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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세대 패키징 기술로 HBM 1등 성공신화 이어갈 것”

[인더스트리뉴스 한원석 기자]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 메모리(HBM) 성공 주역 중 한 명인 이규제 PKG제품개발 담당 부사장은 “SK하이닉스가 HBM 시장을 선점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품질과 양산 경쟁력을 갖춘 제품을 고객이 원하는 시기에 제공했기 때문”이라며 “기술력 확보는 물론 고객과의 지속적인 소통 덕분에 가능했다”고 밝혔다.

이규제 SK하이닉스 PKG제품개발 담당 부사장. [사진=SK하이닉스]
이규제 SK하이닉스 PKG제품개발 담당 부사장. [사진=SK하이닉스]

이 부사장은 5일 SK하이닉스 뉴스룸에 공개된 인터뷰에서 “오래전부터 실리콘관통전극(TSV), MR-MUF 등 주요 패키징 기술을 준비해 온 것이 주효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SK하이닉스는 2013년 세계 최초로 개발한 1세대 HBM 제품에 초고속 성능을 구현해 주는 핵심 기술인 TSV를 적용했다. TSV는 20여 년 전부터 기존 메모리의 성능 한계를 극복해 줄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인프라 구축의 어려움과 투자비 회수 불확실성 등의 난제와 맞물려 그 누구도 선뜻 개발에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이 부사장은 “SK하이닉스도 처음에는 망설이는 회사들 중 하나였다”면서 “미래 시장에 대비하기 위해 고성능과 고용량을 동시에 구현할 수 있는 TSV 기술과 적층(Stacking)을 포함한 웨이퍼 상 패키징(WLP) 기술을 동시에 확보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2000년대 초반부터 적극적인 연구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2010년대 들어 고성능 그래픽 연산장치(GPU) 시장이 성장하면서 HBM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시장에서 나오기 시작하자, SK하이닉스는 기존 그래픽 D램 제품(GDDR5)보다 4배 이상 빠르며, 전력 소모량은 40% 낮고, 칩 적층을 통해 제품 면적을 획기적으로 줄인 최초의 HBM을 탄생시켰다. SK하이닉스가 본격적으로 HBM 주도권을 잡게 된 시점은 3세대 제품인 HBM2E 개발에 성공한 2019년에 이르러서야 가능했다.

이 부사장은 “시장과 고객이 만족할 만한 수준 이상으로 품질과 양산 역량을 끌어 올려야 했지만, 초기 단계에서부터 신뢰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게 되면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했다”면서 “때마침 개발하고 있던 ‘MR-MUF(Mass Reflow Molded Underfill)’ 기술관련 데이터와 시뮬레이션 결과를 분석해 이 기술의 안정성을 검증해 냈고, 경영진과 고객을 설득해 적기에 이 기술을 3세대 HBM2E에 적용할 수 있게 됐다”고 회상했다.

SK하이닉스의 주요 HBM 패키징 기술.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의 주요 HBM 패키징 기술. [사진=SK하이닉스]

그는 “개발진을 믿고 기다려준 경영진과 고객 덕분에 결국 MR-MUF가 성공적으로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며 “이를 통해 품질과 성능 측면에서 매우 안정적인 HBM2E의 양산과 공급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세대 12단 HBM3와 올해 5세대 HBM3E 개발에 연이어 성공하며 독보적인 HBM 1등 리더십을 지켜오고 있다.

이 부사장은 “기존의 MR-MUF 기술을 개선한 어드밴스드 MR-MUF 기술이 하반기부터 인공지능(AI) 빅테크 기업들에 공급될 12단 HBM3E에도 적용되고 있다”며 “활용 범위가 더 넓어지면서 SK하이닉스의 HBM 1등 기술력을 더 공고히 하는 데 힘이 되어줄 것”이라고 밝혔다.

HBM 개발 공적으로 이 부사장은 지난달 HBM 핵심 기술진과 함께 SK그룹 최고 영예인 ‘2024 SUPEX추구대상’을 수상했다. 그는 “제품 성공을 위해 많은 구성원들이 원팀(One Team)이 되어 노력해 온 덕분”이라며 “제 모토인 ‘Feel Together, Move Vigilantly(함께 느끼고, 기민하게 대응하자)’를 구성원들과 공유하며 SK하이닉스 패키징의 미래를 준비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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