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젭 부시 모욕 사건으로 부시 가문과 트럼프는 악연 관계...향후 부시 사외이사 행보 주목
[인더스트리뉴스 홍윤기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에게 전화상으로 축하메시지를 전달한 가운데 트럼프 당선인이 먼저 한국 조선업계와의 협력을 부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조선 빅3 모두 주가가 큰폭으로 오르면서 기대감이 높아졌다.
특히 올해 필리조선소 인수와 미 군수지원함 정비 사업을 수주한 한화오션의 주가가 가장 크게 올랐다. 여기서 주목받는 인물이 있다. 대통령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조카인 한화오션의 사외이사 조지 P. 부시의 존재다. 부시가문은 전통적인 공화당 가문으로 트럼프와 같지만, 트럼프와 부시가문은 악연으로 유명하다.
트럼프 제 1기 대선 당시 공화당 경선에 맞붙었던 젭 부시(John Ellis "Jeb" Bush)가 조지 P. 부시 사외이사의 아버지다. 트럼프 당선인은 당시 멕시코계 미국인 비하발언을 했는데, 하필이면 젭 부시의 아내이자 조지 P. 사외이사의 어머니가 멕시코계라 논란이 된 바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트럼프 당선인은 윤석열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미국 조선업이 한국의 도움과 협력을 필요로 하고 있다”면서 양국간 조선업계 협력 의사를 전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한국의 세계적인 건조 군함 능력을 잘 알고 있다”면서 “선박 수출뿐 아니라 보수, 수리, 정비 분야도 긴밀하게 양국 협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이 분야에서 윤 대통령과 좀 더 이야기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에 국내 조선업계의 주가는 급등했다. 7일 한화오션 주가는 21.76%로 가장 큰 폭으로 올랐고 HD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도 각각 15.13%, 9.7% 상승했다.
한화오션은 올해 미국 필리조선소 인수와, 미 해군 군수지원함 유지보수 계약 수주 등 조선 빅3 가운데 가장 활발한 미국 조선업 진출 행보를 보였다. 미국 존스법에 따르면 미국연안을 항해하는 선박은 미국내에서 건조해야 한다는 조항이 복병처럼 숨어 있다. 이 조항을 충족시키는 국내 조선사는 미국의 필리조선소를 인수한 한화오션이 유일하다.
사업적인 성과 외에도 눈에 띄는 대목이 있다. 한화오션에서 사외이사를 맡고 있는 조지 P. 부시 이사의 존재다. 그는 바로 아버지 부시라 불리는 조지 H. W. 부시 대통령의 손자이자,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조카다.
조지 P. 부시 사외이사는 12세에 할아버지 대통령 선거 지지 연설을 했으며, 2004년에는 큰아버지 지지 연설에 직접 나선 인물이다. 미국 정계에서도 인지도가 상당히 높은 편이다.
조지 P. 부시의 한화오션 사외이사 선임은 당연히 조선업계의 화제가 됐다. 미국 정계의 유명인이 선임된 점도 있지만 한국 국가 기간사업인 조선업계에 외국인 사외이사를 영입한 자체가 매우 이례적 사건이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조지 P. 부시 사외이사 선임을 두고 한화오션이 출범부터 미국 등 글로벌 방산시장을 겨냥해 이사회를 구성한게 아니겠느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부시 일가는 전통적으로 트럼프 당선인과 같은 공화당 소속이다. 트럼프 공화당 정부에서 조지 P. 부시 사외이사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표면적으로는 공화당인 조지 P. 부시 사외이사가 미 공화당 정부와 한화오션의 좋은 연줄이 될 수도 있지만 상황이 그리 간단해 보이지는 않는다.
부시 가문과 트럼프 당선인과의 오랜 악연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 2016년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 1기 대선 당시 부시가문은 같은 공화당 소속 도널드 트럼프에 대해 반대 의견을 냈다. 부시가문은 반대당인 힐러리 당시 민주당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을 정도다.
문제는 조지 P. 부시 사외이사의 아버지이자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친동생인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가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트럼프에게 모욕을 당한 것이 원인이었다. 젭 부시는 조지 P. 부시의 아버지다.
트럼프 당선인은 2016년 당시 멕시코계 미국인들에 대해 '마약 운반책'이자 '강간범'이라 칭하며 "미국이 '쓰레기 하치장(dumping ground)'으로 전락했다는 발언으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문제는 젭 부시의 아내이자 부시 사외이사의 어머니 콜럼바 부시 여사가 멕시코계 미국인이었다는 점이다.
트럼프가 멕시코 이주민을 비하하는 발언을 하자 젭부시는 "그처럼 엄청날 정도의 불쾌한 언사는 공화당의 전반적 입장이 아니다”라고 맞받아쳤다. 젭 부시는 개인적으로 자신을 모욕했다며 불쾌감을 드러낸 바 있다.
조지 P. 부시 사외이사가 향후 트럼프 당선인과 한화오션을 연결하는 모종의 역할을 맡게 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