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파트너' 포스코 가능성…철강업계 1·2위 불황·트럼프 돌파 '맞손'

[인더스트리뉴스 김기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행정부가 철강 제품에 25%의 고율 관세를 매겨 미국 시장 진입 장벽이 높아진 가운데, 수년째 중국발 공급 과잉과 내수 부진으로 장기 불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철강업계가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다.
현대제철이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지을 예정인 전기로 제철소에 포스코가 유력한 투자 파트너로 거론되고 있는 것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현대제철 미국 제철소에 대한 지분 투자를 비롯해 미국 투자와 관련해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현대자동차그룹은 오는 2029년 상업 생산을 목표로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연간 270만t 규모의 전기로 제철소 설립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 제철소에 대한 투자금 총 58억달러(8조5000억원)의 절반을 외부 차입으로 충당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 현대제철 등 계열사, 기타 투자자와 지분 출자를 협의하고 있다.
이에 포스코가 현대제철에 투자자로 나설 가능성이 제기됐다.
포스코도 미국을 핵심 시장으로 보고 현지화 전략을 구상 중이다. 포스코는 지난해 미국에 약 50만t 규모의 열연강판을 수출한 바 있다.
트럼프 1기 행정부가 무역확장법 232조를 통해 한국산 철강에 연간 263만t 규모의 무관세 수출 쿼터를 설정한 데 이어 트럼프 2기 들어서는 25%의 고율 관세까지 부과하면서 미국 수출은 포스코에도 부담 요인이 되고 있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북미 등 글로벌 성장 시장에서 소재부터 제품에 이르는 완결형 현지화 전략으로 성과를 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고율 관세 부담을 줄이고 미국 내 철강 수요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려면 포스코가 현대제철의 미국 제철소 투자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관측이기도 하다.
수년째 중국발 공급 과잉과 내수 부진에 시달려온 국내 철강 업계가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한 전략적 선택에 나선 것으로도 해석된다.
포스코그룹이 지난해 광양제철소에 연산 250만t 규모의 전기로 공장을 착공해 2026년부터 본격 가동에 나설 예정인 점도 현대제철과의 협업 가능성을 뒷받침한다는 분석도 있다.
포스코가 광양 전기로 공장에서 구현하려는 산화철 기반 전기로 공정이 완전한 탄소중립 기술인 수소환원제철(HyREX)로 가는 과도기적 브릿지 기술로 평가된다는 점에서다.
포스코의 투자가 현실화하면 국내 1·2위 철강 업체가 미국 현지에서 손을 맞잡는 '빅딜'이 성사되는 셈이다.
다만 포스코그룹은 이와 관련해 "미국 투자와 관련해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현시점에서 확정된 바는 없다"고 신중한 태도를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