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조창현 기자] 전국 제조기업들이 체감하는 경기전망은 올해 4분기까지 부정적 기류가 지속될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경기 부진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배터리 및 바이오 업종에는 청신호가 켜지게 됐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최태원)가 올해 9월 전국 2,282개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2023년 4분기 제조업 경기전망지수(BSI)’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4분기 BSI 전망치는 ‘84’다. 지난 3분기 전망치 ‘91’보다 7p 하락한 수치다.
전망치는 2분기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하락폭은 커지고 있는 양상이다. 특히 수출과 내수기업으로 나눠 산출한 부문별 BSI 전망치에서 내수는 90에서 84로 줄었고 수출도 94에서 83으로 감소해 지난 분기 대비 각각 6p, 11p라는 하락폭을 보였다. BSI는 100이상일 경우 해당 분기 경기를 이전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본 기업이 많다는 의미다.
대한상의는 “중국경제와 IT경기 회복 지연 등 수출 회복세가 가시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최근 급등한 유가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물가상승과 소비둔화로 이어질 수 있고, 에너지 및 원자재 가격인상은 수출 회복세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어 기업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부정 전망 속 배터리 등 기준치 상회
대부분 업종이 기준치인 100 이하로 집계돼 부정적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배터리를 포함한 전기장비 업종은 104, 제약은 108로 기준치를 상회했다. 다음 분기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우리나라 수출 주력 산업들은 4분기 전망이 엇갈렸다. 우선 △조선 ‘99’ △화장품 ‘97’ △자동차 ‘92’로 일부 업종에서 부정적 전망이 긍정적 전망보다 높게 나타났지만, 전체 산업평균 84보다 긍정적인 전망을 공유했다.
한편 △반도체를 포함한 IT·가전 ‘78’ △철강 ‘76’ △정유·석유화학 ‘73’으로 관련 업종에서는 향후 기대치가 70대로 떨어지며 부진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대한상의는 엔데믹 효과를 보던 식음료 부문 전망치도 91로 하락하며 4분기 전망치가 하락세로 돌아섰다고 전했다.
기업 10곳 중 6곳, ‘연간 영업이익 목표 미달’ 전망
대한상의 조사에 따르면 연말까지 3개월을 남겨둔 상황에서 올해 경영실적이 목표에 미달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대한상의는 ‘현재 경영실적 추세로 볼 때 연초에 세운 연간 영업이익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보는지’를 묻는 질문에 응답기업 중 59.2%가 ‘목표수준에 미달할 것’이라고 응답했다고 설명했다. 또 ‘목표수준을 달성할 것’이라는 답변은 38.1%, ‘목표를 초과 달성할 것’이라는 응답은 2.7%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기업들은 영업이익 목표 달성 불가를 전망하는 이유로 참여자 중 71.9%가 ‘내수 판매 부진’을 꼽았다. 또 △해외시장 경기둔화에 따른 수출 감소 37.9% △고금리 등 자금조달비용 상승 26.0% △유가·환율 변동성 심화 22.5% △원부자재 수급 차질 18.5% 등이 뒤를 이었다.
대한상의 김현수 경제정책팀장은 “최근 경상수지가 흑자로 돌아서며 수출 주도 경기반등이 기대되고 있지만, 중국경제 하방 리스크와 원자재 가격 불확실성이 커져 경기회복 흐름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8월 물가상승률이 다시 3%대로 반등한 것에 더해 고금리에 따른 민간 부채 부담으로 민간소비 회복이 지연되면, 수출과 내수 어느 것 하나도 하반기 경제 회복을 견인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