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더스트리뉴스 서영길 기자] 탄핵 정국, 외식물가 인상 등으로 소비심리가 꽁꽁 얼어붙은 여파로 자영업자들이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카페 업종은 매출이 약 10% 급감하며 생존 기로에 놓인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한국신용데이터의 ‘2024년 4분기 소상공인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카페 매출은 직전 분기 대비 9.5% 줄어들었다.
이는 지난해 4분기 외식업종 가운데 매출 감소율이 가장 큰 것으로, 카페를 운영하는 소상공인들이 소비 심리 위축 국면에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같은 기간 술집은 1.7%, 패스트푸드 업종은 1.8% 매출이 감소하는 등 외식업 전반이 부진을 면치 못했다.
한국신용데이터는 “경제·정치 불안을 느낀 소비자들이 기호식품인 커피, 술 등부터 줄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이같은 매출 부진은 대출로 이어졌고 결국 폐업에 까지 이르게 되는 등 지난해 소상공인 가게 10곳 중 1곳 꼴로 문을 닫은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개인사업자 대출을 안고 있는 사업장은 총 362만2000개로 집계됐고 이 가운데 13.3%(48만2000개)는 이미 폐업한 것으로 조사됐다.
폐업한 사업장들의 평균 대출 잔액은 6185만원, 연체액은 568만원이었다.
전체 개인사업자의 대출 잔액은 716조원으로, 직전 3분기(712조원)와 지난해 4분기(700조원)보다 각각 0.5%, 2.3% 늘었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소상공인들의 연체액이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밀린 개인사업자 대출 원리금 규모는 모두 11조3000억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무려 52.7% 증가했다. 이 가운데 21.2%(2조4000억원)는 은행, 78.8%(8조9000억원)는 2금융권 연체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신용데이터 관계자는 “자영업자들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소비가 수년간 크게 위축됐다가 2023년 다소 회복된 후 2024년 본격적으로 살아나기를 기대했다”며 “하지만 경기 부진과 비상계엄 등으로 연말 특수가 사라지면서 실제로 지난해 매출이 2023년보다 더 적거나 비슷한 수준으로 정체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보고서는 한국신용데이터가 개인사업자 경영관리서비스 '캐시노트' 가입 사업장 16만개를 표본 조사한 뒤 소상공인 실태조사 등의 비중을 적용해 전체 개인사업자 현황을 추정한 결과다.
캐시노트를 통해 수집된 사업장별 여신금융협회·홈텍스 연동 데이터가 사용됐고, 대출 등 금융 현황의 경우 한국신용정보원으로부터 받은 개인사업자 대출 현황 자료도 활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