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커뮤니티서 ‘포장 주문 해지’ 러시 조짐 엿보여
배민 “300억 투자해 고객 위한 마케팅 프로모션 할 것”

[인더스트리뉴스 서영길 기자] 자영업자들의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인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분노에 찬 자영업자들의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배민총독부’ 진짜 온갖 더러운 짓 다한다" , "법으로 죽도록 팬 다음 퇴출시켜야 한다” , “배민 포장 주문 서비스를 아예 끊자”.....
우아한형제들이 운영하는 배달의민족에 대해 자영업자들의 폭발적 분노가 이어지고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배민이 5년 동안 유예했던 ‘포장수수료’를 14일부터 본격 부과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14일 소상공인 업계에 따르면 이날부로 배민의 포장 주문 유료화가 시행되면서 자영업자들 사이에서 포장 주문 서비스를 해지하겠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배민은 이날부터 포장 주문에 대해 1건당 중개이용료 6.8%를 부과하기로 했다. 여기에 부가세가 별도로 붙으며 포장수수료는 7%가 넘을 전망이다.
고객이 배민 앱을 통해 직접 매장에서 음식을 찾아가는 포장 주문을 할 경우에도 점주가 중개수수료를 7% 이상 내야 한다는 얘기다. 여기에 기존 결제 수수료 3.3%까지 더하면 주문 1건에 배민이 공제하는 수수료는 10% 이상이 되는 구조다.
예컨대 점주가 2만원짜리 메뉴를 배민 앱을 통해 ‘포장 주문’으로 판매할 경우 기존에는 내지 않던 수수료 1360원(6.8%)에 부가세를 더한 1496원을 더 내야 한다. 또 결제 수수료 660원까지 붙으면 음식값 2만원에 총 2156원의 수수료가 붙는 구조다.
앞서 배민은 2020년 해당 서비스를 도입하고 1년씩 유예해주는 방식으로 5년간 과금 정상화를 하지 않다가 이번에 유료로 본격 전환했다.
같은 음식을 ‘배달 주문’으로 시킬 경우도 살펴보면, 현재 배민은 배달 중개 수수료로 배민배달(배민 측 직접 배달)은 최저 2%에서 최대 7.8%를 점주에게 부과하고 있다. 가게배달(점주 측 배달)에는 6.8%의 수수료를 받는다. 두 가지 배달 주문에도 부가세는 모두 별도로 붙는다.
배달 주문인만큼 점주는 서울 기준 3400원의 배달비를 손님과 나누어 내야 한다. 편의상 절반씩 부담한다고 치면 점주는 2만원짜리 음식을 배민 앱에서 배달 주문으로 팔면 부가세 포함 최대 1710원의 수수료와 결제 수수료 660원, 배달비 1700원까지 총 4070원을 수수료 및 배달비로 부담해야 한다.
배민 측은 그동안 없던 수수료를 부과하면서까지 포장 주문을 활성화하기로 한 이유로, 점주가 부담해야 하는 이같은 금액의 차이(포장 2156원, 배달 4070원)를 내세웠다.
결국 포장과 배달 주문 간 최대 1% 수수료 차이가 있고 배달비도 따로 들지 않아 포장 주문이 활성화되면 자영업자들의 수익성도 좋아질 수 있다는 논리다.
배민 관계자는 “그동안 포장 주문에 대한 수수료를 받지 않다보니 서비스 활성화를 위한 투자 구조가 마련될 수 없었고 성장이 더뎠다”고 항변했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포장 주문이 활성화되고 이에 대한 수수료를 받을 경우 저희가 마련하는 프로모션 등을 통해 포장 주문 고객 즉 직접 매장에 와서 픽업해 가는 고객은 다양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고, 점주는 배달비를 따로 부담하지 않아도 되므로 수익을 개선할 수 있어 함께 상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민 측은 거둬들인 포장수수료를 자사의 수익으로 돌리지 않고 소비자 대상 프로모션에 재투자하겠다고도 언급했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배민 내 포장 주문 비중은 5%가량”이라며 “이를(포장 주문 비중을) 감안해 포장수수료로 마련될 재원을 300억원으로 책정했다. 해마다 이 금액을 마케팅 프로모션에 투자해 자영업자들을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포장수수료로 수익성 낮아질 것”…공공배달앱 탈출 러시되나
하지만 이같은 배민 측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자영업자들은 포장수수료가 부당하다며 이구동성으로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관계자는 "포장수수료를 받아 소비자 할인 혜택을 마련한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결국 자영업자로부터 돈을 받아간다는 의미일뿐 상생의 의지는 없는 것"이라며 "결국 업주 부담이 늘어나는 악순환이 될 것"이라고 배민 측의 계획을 폄하했다.
식당 점주들 역시 그간 무료로 운영됐던 포장 주문(주문자 픽업)에 수수료를 붙이는 것은 부당하다며 분노하고 있는 실정이다.
경기침체로 매출은 계속 떨어지는데다 지불하지 않았던 7%가 넘는 포장수수료를 낼 경우 수익성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특히 자영업자들은 낮아진 수익성으로 가게 운영에 대한 부담이 가중되면 결국 가격 인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포장수수료 부과가 결국 음식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식당 점주들은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배민 포장 주문 서비스를 아예 끊자”거나 “공공배달앱으로 갈아타자”는 등의 ‘고육지책’을 꺼내들며 공동대응 전략을 공유하고 있다.
이 커뮤니티 한 회원은 “배민 포장(서비스) 탈출 러시에 동참하자”고 독려하며 “포장 해지하고 전화 주문 고객에게 할인으로 대응하는게 제일 좋은 방법일 듯하다”고 언급했다.
또 다른 회원은 “지금 사장님들 공공앱으로 유도 중이다”며 “자영업자들 똘똘 뭉칩시다”라고 적었다.
반면 한 회원은 포장을 포기하는 것에 대해 우려하며 “배민 포장을 포기하면 매출이 너무 줄 수밖에 없다”며 “어쩔 수없이 포장 유지하며 가격을 올릴 것”이라고 했다.
이같은 점주들의 이탈과 반발에 대해 배민 측도 “인지하고 있다”며 “이번 포장수수료 부과 정책이 진짜로 효과가 있다는 걸 열심히 알리며 두고보는 수밖에 다른 방법은 없을 듯 하다”고 설명했다.